[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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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대기업 총수들은 올 여름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미중 무역갈등 및 일본의 경제보복 등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 대부분의 총수들은 집이나 집무실에서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 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은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그 어느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엿새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일 귀국한 그는 당분간 경영진으로부터 매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는 동시에 수시로 회의를 소집해 하반기 경영전략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올해는 국내에 머물면서 현안을 챙겨볼 것으로 예상된다.
올들어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외 마케팅 상황을 점검하면서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등에 대해서도 보고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하이닉스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아직 특별한 여름휴가 계획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초부터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 현지 재계 유력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신 회장은 최근의 한일 갈등을 해소하는 데 자신의 '일본 핫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모든 총수나 CEO들이 휴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른 총수들과 달리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솔선수범 차원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구 회장은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바쁘더라도 반드시 여름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다만  구 회장은 휴가를 보내면서 대부분 계열사가 올해 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데다 국내외 현안도 많아 이를 점검하는 동시에 미래먹거리 발굴과 인재 육성 방안 등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도 8월 초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지난해 직원들의 휴가와 '워라밸'을 독려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5일간의 연차를 썻던만큼 올해도 충분한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 기간 그는 그간 강조해온 디지털트랜스포케이션 등 하반기 경영전략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알려진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여름휴가를 떠난다. 상반기에만 자산운용과 신탁사를 인수하는 등 바쁘게 달려온 만큼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취지다.

한편 총수들 대부분은 최근 젊은 사원들을 중심으로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임직원의 휴가는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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