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하는 6.25전쟁남북인사가족협의회 뒤편으로 주한 미국 대사관이 보인다. [사진=황기현 기자]
기자회견 하는 6.25전쟁남북인사가족협의회 뒤편으로 주한 미국 대사관이 보인다. [사진=황기현 기자]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하 가족회·이사장 이미일)가 지난 11일 미 하원 의회에서 통과된 2020년 국방예산승인법(NDAA) 부수조항 한국전쟁종전결의에 대한 입장을 16일 발표했다.

가족회는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입장문을 주한미국대사관에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 측의 제지로 무산됐다.

이날 가족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하원 종전결의의 선결조건은 북의 6.25전쟁범죄 10만 민간인 납북해결’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미일 이사장은 “휴전회담에서 전쟁 남북자 문제는 범죄였기 때문에 해결되지 못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남북 피해 가족들은 한반도의 올바른 종전과 평화의 선결조건은 전쟁범죄 10만 민간인 납북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저희는 굳게 믿어왔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그런데 놀랍게도, 미 하원에서 2020년 국방예산승인법(NDAA) 부수조항에 한국전쟁종전결의가 포함됐다”며 “70년이 지났다고 전쟁 납북자 문제를 덮는 종전은 가짜”라고 성토했다.

또 “피해 가족들은 이를 한사코 거부한다”면서 “가짜 종전 쇼에 대해 가족회의 입장문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회의 입장문에는 ▲미국 하원은 북한 전쟁범죄 면죄부 주는 종전결의안 (H.RES.152)을 당장 철회할 것 ▲미국 하원은 종전선언 추진에 앞서 휴전회담에서 미봉된 북한 전쟁납북 범죄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 ▲미국 상·하원은 한국전쟁 납북자·전쟁포로·실종자 문제해결과 송환을 위해 실질적 조치를 취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가족회의 입장문은 이날 미국 대사관에 전달되지 못했다. 경찰 측이 미 대사관으로 향하는 가족회 앞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가족회가 항의하며 대치 상황이 벌어지자 경찰 측은 “미 대사관이 입장문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우편으로 발송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가족회 측은 “미국 대사관 앞까지만 가게 해달라”고 맞섰다. 10여 분간 이어지던 대치 상황은 결국 가족회 측이 한발 물러서며 일단락됐다.

가족회는 입장문을 우편으로 미 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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