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원 ‘반전’·제주 ‘수성’... 한국, 강원 ‘전승’·제주 ‘약진’ 노린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강원과 제주는 성향이 뚜렷한 지역이다. 강원은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원주을을 제외하곤 모두 자유한국당 깃발이 꽂혀 있다. 반면 제주는 지역구 3곳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 탈환과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어 열띤 공방전이 예상된다. 나머지 야당은 거대 양당의 독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강원과 제주는 다른 지역구와 다르게 무소속 후보들도 출마를 예고하고 있어 금배지를 향한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대 격전지 ‘춘천’... 김진태, 우리공화당 지지세력 흡수 관건

[강원] 보수 텃밭 속 與 총공세

도청소재지인 춘천은 ‘강원 정치 1번지’로 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처음으로 춘천에 당선인 배출을 노리고 자유한국당은 재선의 김진태 의원을 앞세워 보수세력 굳히기에 나선다. 3선에 도전하는 김 의원은 지난 2월 한국당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자로 나서 비록 당선되진 못했으나 태극기 세력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 저력을 보여줬다.

김 의원의 3선 도전은 앞으로 태극기 세력을 기반으로 한 우리공화당과 어떻게 협력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김 의원에 대해 “한번 기다려보자”고 언급하는 등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앞서 탈당설에 “태극기 세력도 끌어안아야 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은 다를 수 있다”며 탈당설을 일축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당 천막을 방문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화문 천막에서 고생하시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우리가 서로 당은 다르지만 우파끼리 비방하지 말고 뭉칩시다”고 적었다. 이는 김 의원이 탈당하지 않지만 태극기 세력과 함께 가며 우리공화당 표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점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춘천에서 진보진영 시장이 당선되는 등 다음 총선을 낙관적으로 보며 벌써부터 다양한 후보들이 공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허영 민주당 도당위원장이 나서 김 의원과 재대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허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45%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지만 김 의원에게 패하며 금배지를 달지 못했다. 허 위원장은 지난 10일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재수 춘천시장과 3자 회동을 갖는 등 민주당 주자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춘천이 고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0일 대정부질문에서 출마설에 대한 물음에 “전혀 관심이 없다. 경제 살리기에도 절박하다”고 답해 총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오면서 홍 부총리가 진보세력의 험지인 춘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홍 부총리를 비롯해 정재웅 전 도의원의 출마도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조성모 지역위원장이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고 민주평화당에서는 엄대종 지역위원장, 정의당에서는 강선경 전 도당위원장과 엄재철 지역위원장이 언급되고 있다.

원주갑은 지난 총선에 이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김기선 한국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뚜렷한 당내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아 본선에 무혈입성 할 예정이다. 김 의원에 맞서는 민주당 후보자는 권성중 지역위원장이 꼽힌다. 권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김 의원에게 134표 차로 패배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 현역 비례대표인 심기준 의원과 박우순 전 국회의원도 나설 것으로 보여 당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김 의원과의 재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민주평화당에서는 이차복 지역위원장, 정의당에서는 최석 대변인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원주가 고향인 박정하 전 제주정무부지사도 언급된다. 박 전 부지사는 지난해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송기헌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원주을은 강원도에서 한국당 강세 속 유일한 민주당 지역구다. 이에 한국당은 원주을을 탈환해 강원 지역 ‘석권’을 노리고 있다. 송 의원의 재선 도전은 아직까지 당내에서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당은 김대현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이강후 전 의원의 출마가 점쳐진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송 의원에게 350표 차로 패배해 박빙의 승부를 보여줬다. 이 전 의원은 당협위원장을 맡지는 못했지만 지역 민심 확보에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또한 윤용호 당 부대변인의 출마도 예상돼 벌써부터 공천을 향한 열기가 뜨겁다.

[제주] 원희룡 지지율은 어디로?

제주는 선거구 3곳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한국당이 칼을 갈고 있다. 특히 제주는 무소속인 원희룡 지사의 지지자들의 선택이 중요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최고위원까지 지낸 원 지사는 새누리당 탈당 후 바른정당에 참여했다가 현재는 무소속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원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제주갑은 지난 20대 총선 기준으로 제주도 선거구 중 가장 많은 선거인 수를 보유하고 있어 제주에서 가장 큰 선거구다. 4선인 강창일 의원이 5선 도전 여부를 연말에 밝히겠다며 입장 표명을 보류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김태석 도의회 의장과 박원철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에 맞서는 야권에서는 구자헌 한국당·장성철 바른미래당 도당위원장이 여의도 입성을 위해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고병수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이사장이 나서고 무소속으로는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장과 고경실 전 제주시장의 출마가 점쳐진다.

서귀포에서는 위성곤 민주당 의원의 재선 도전을 저지하기 위해 많은 야권 후보가 출마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김삼일 당협위원장과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공천에서 밀린 강경필 변호사의 재도전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김중식 전 남주고 총동창회장도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강상주 전 서귀포 시장이, 무소속으로는 이경용 도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야권 후보는 모두 현재 보수진영이거나 보수진영에 몸담았던 전력이 있어 후보 단일화 여부도 선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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