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30일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지방선거는 2007년 대선 길목에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있다. 아직 시간과 많은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정치권 주변에선 벌써부터 출마 예상자 하마평이 무성히 나돌고 있다. 또 일부 후보들은 조직을 정비하는 등 이미 선거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일요서울>은 기획특집으로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출마예상자들의 면면과 전체 선거 판세를 점검해 봤다. 이번 호에는 경기도 등 9개 도지사 후보군을 살펴본다.

경기도지사 김진표 원혜영 전재희 김문수 각축

경기도지사는 서울시장과 함께 전국 민심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라는 점에서 여야 정치권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손학규 현 지사가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라 여야 중진급들이 대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김진표 교육부총리를 필두로 부천시장 출신인 원혜영 정책위의장, 3선인 배기선 사무총장, 소장파인 이석현·김부겸 의원 등 유력인사들이 후보군에 올라있다.수원 영통이 지역구인 김진표 부총리는 ‘국민의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데 이어 참여정부에서 교육부총리에 기용되는 등 화려한 공직생활을 바탕으로 출마의지를 다지고 있다.

부천시장 출신인 원 의장은 노 대통령과 함께한 오랜 정치적 행보를 앞세워 후보 공천을 노리고 있다.한나라당에서는 전재희ㆍ김영선 의원이 출마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3선인 김문수ㆍ남경필 의원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현재까지는 행정수도 반대 단식투쟁을 벌였던 전재희 의원이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재오·홍준표 의원과 함께 비주류 3인방으로 불리는 김문수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당내 비주류와 반박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이밖에 소장파인 정병국 의원과 이규택·임태희 의원 등도 출마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강원도지사 현 시장 vs 여권실세 각축전

3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김진선 현 지사와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양자대결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의 경우 김 지사에 대한 대항마가 부상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김 지사로의 재공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8년간의 야당지사로 별다른 대과없이 도정을 운영했다는 평가와 함께, 중앙당의 신뢰와 현직 프리미엄으로 ‘여당실세’와의 한판승부에도 불리할 것이 없다는 표정이다.열린우리당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을 부각시키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원도당 위원장이기도 한 이 의원은 최근 도당 당직자 회의에서 김 지사를 겨냥 “지난 10년 가까이 무엇을 했느냐, 인구가 준것 밖에 더 있느냐, 검증이 끝났다”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 밖에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조명수 전 강원도 행정부지사도 열린우리당 후보군에 올라 있어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는 연말께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지사 현 지사 출마 여부 관건

한나라당 소속의 이원종 현 지사와 열린우리당 홍재형 의원, 자민련 정우택 전 의원, 안재헌 전 여성부 차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지역정가에서는 이 지사가 재출마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정 전의원, 안 전 차관의 3자 구도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이 지사에게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전제로 입각을 제의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어, 이 지사의 거취에 따라 선거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지사가 불출마할 경우 열린우리당은 안 전 차관과 홍 의원의 치열한 공천경쟁이 예상되고, 정 전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충남도지사 무주공산, 신당에 촉각

심대평 현 지사의 3선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충남지역에서는 출마 예상자들이 신당창당 및 자민련과의 합당 등 중부권 신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출마 가능성을 밝힌 인물은 한나라당의 이완구·전용학 전 의원. 그러나 지역언론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차기 도지사 후보로 박태권 전 충남지사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과 주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밖에 박상돈·문석호 의원과 오영교 행자부 장관도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북도지사 정균환 정치복귀 노려

여권의 강현욱 현 지사가 재선의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원내대표와 김완주 전주시장이 강력한 도전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강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에 탄탄한 조직력으로 상향식 공천에 유리한 입장이지만, 당 원내대표인 정세균 의원의 정치력과 조직력을 감안한다면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민주당에서는 오홍근 전북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이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민심이반 현상과 민주당에 대한 정서회복을 기대하는 눈치다.그러나 전북지사 선거에서의 ‘다크호스’는 무엇보다 정균환 전 의원의 정치복귀 여부. 새정치국민회의 사무총장과 민주당 원내총무를 지냈으나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정 전 의원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다 최근 귀국했다. 한나라당과 민노당에서도 중량감 있는 후보를 물색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남도지사 민주 vs 열린우리 힘겨루기

지역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준영 현 지사가 재선의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의 호남 맹주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 지사가 현직 프리미엄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입당한 최인기 의원과 박주선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어 치열한 공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열린우리당은 전남도당 위원장인 유선호 의원과 여수시장을 지낸 주승용 의원의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신중식 의원과 전윤철 감사원장, 송재구 전 전남부지사, 송하성 경기대 교수, 유인학 전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상천 전 의원도 민주당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지사 기초단체장들 강한 도전장

이의근 현 지사의 3선 연임 제한으로 한나라당의 공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광원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힌데 이어, 권오을·임인배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기초단체장들도 강력한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가장 먼저 도전의사를 밝힌 김관용 구미시장은 지역 여론조사 결과 당내에서는 물론 열린우리당과 무소속 후보의 3자 대결구도에서도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정장식 포항시장은 오차범위 안에서 김 시장을 추격하고 있고, 남효채 전 행정부지사의 출마설도 나돌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도당위원장을 지낸 박기환 포항시장, 이영탁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경남도지사 김태호-김두관-강삼재 빅매치

한나라당 김태호 현 지사가 재선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지난해 보궐선거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송은복 김해시장이 재도전 의사를 밝혀 또 한번의 치열한 공천경쟁이 예상된다. 이들과 함께 공천경쟁에 뛰어들어 3위에 머물렀던 권영상 변호사의 거취와 함께 이상조 밀양시장의 출마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안기부 비자금’ 사건으로 의원직 사퇴와 함께 정계은퇴를 선언한 5선의 강삼재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도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 전 의원은 현재로서는 선거출마를 거론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고 지역정가에서도 총선 재도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정치일정과 주변 환경에 따라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에서는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의 재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 특보는 최근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그의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다. 또 여권에선 장인태 전 행정부지사와 권욱 소방방재청장, 공민배 대한지적공사사장, 정해주 전 국무조정실장 등이 후보군에 올라있다.민노당에서는 문성현 도당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제주도지사 한나라당 수성의지에 여권 도전

지난해 재선거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소속의 김태환 현 지사가 수성의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강상주 서귀포시장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강 시장은 서귀포와 남제주군 유권자를 결집해 출마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내년 출마가 어려울 경우 차기를 보장받기 위해 당선이 유력한 특정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권에선 지난해 재선거 당시 김 지사와 각축을 벌였던 진철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의 재도전이 예상된다.

전 이사장은 아직 공식적인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참여정부가 추진중인 제주특별자치도 구상과 맞물려 정부와의 의사소통과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적임자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또 송재호 제주대 교수가 경선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양영식 전 통일부장관도 최근 도지사 출마의사를 공식 선언하고 세결집에 돌입한 상태다.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은 도지사 출마를 전제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공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선거구도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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