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공동으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군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사격을 하는 등 전술 조치했다고 23일 밝혔다. 뉴시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군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사격을 하는 등 전술 조치했다고 23일 밝혔다. 뉴시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범하고,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영공을 두 차례나 침범해 군이 전투기를 출격해 경고사격을 하는 등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공동대응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H-6) 2대가 이날 오전 644분 이어도 북서쪽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했다. KADIZ 이탈·재진입을 반복한 중국 군용기는 오전 833분 북방한계션(NLL) 북방에서 러시아 군용기(Tu-95 폭격기) 2대와 합류해 다시 기수를 남쪽으로 했다.

특히 중국·러시아 군용기 총 4대는 약 3.7~5.5(2~3노티컬마일) 정도의 거리를 두고 사실상 편대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각각 KADIZ를 침범한 사례는 있지만 이같이 동시에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오전 99분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단독으로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제19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KF-16의 경고 사격을 받고 물러났다가 다시 933분에 2차로 독도 영공을 침범한 뒤, 최종적으로 오전 956KADIZ를 이탈했다.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실질적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서 센카쿠 열도와 이어도 등을 포함한 상공을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으로 선포하고, 수시로 함정과 군용기를 보내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중국 군용기는 140여 차례 KADIZ를 침범했다.

러시아 역시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KADIZ에 진입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동해 지역에서 쿠릴 열도 분쟁과 관련해 일본에 무력시위용으로 Tu-95와 같은 장거리 폭격기를 출동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는 중국과 러시아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그동안 외교와 경제뿐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 관계를 심화시켜 왔다. 올해 양국 군은 산둥성 칭다오(靑島) 앞 서해 수역과 공역에서 '해상연합-2019' 훈련을 합동으로 진행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훈련 과정에서 KADIZ를 침범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가 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서 처음으로 공동 무력시위를 하면서, 이전의 침범과 달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는 이례적으로 우리 독도 영공까지 침범하면서 이전보다 긴장수위도 올라갔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해 '일대일로 구상'이나 '신동방 정책'를 내세우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전략적인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미국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뿐 아니라 태평양까지 진출을 노리는 패권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사실상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미국이 구축한 모든 전선에서 중국이 대결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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