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조 전 환경생태국장

대통령이 되기 전, 좌파 성향이든 우파 성향이든 탓할 바 아니다. 그의 취향이다. 비슷한 분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고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시절 뛰는 가슴으로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힘들고 약한 자들을 위해 인권변호사 변호사 활동을 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자리는 이상, 마음 하나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다. 대통령은 세상의 현실과 소망 사이에는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듯하다. 현실이란 눈앞에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오는 제약 조건의 세계이며, 소망은 주어진 현실 속에서 인간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지의 세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상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진짜 순진무구하다. 아마추어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나는 우파 지향 참모를 많이 기용하겠다. 최대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보수우파로 보좌하도록 하겠다.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것은 특별한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다. ‘균형을 찾아내는 감각이다. 우리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균형감각이다. 이게 부족하면 충동적이고 무례하며 호전적으로 변한다. 사고능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악수를 연발한다. 우리 국민의 최대 약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통령마저 중심을 못 잡고 치우쳐 있으니 국민 간에도 날마다 싸움만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성숙된 사회로 이끌기는커녕 조장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큰 불행은 없다. 지금 문재인정권 실패로 나라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 핵심 이유는 설익은 좌파 정책을 현실 여건을 따지지 않고 밀어붙이는 무모한 돌진에 있다.

국민은 없고 정책 입안자의 자기 주장만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다. 좌파 실험 지도다정책은 이상과 현실의 접점에서 찾아야 하는데, 제약조건은 살펴보지도 않고 꿈나라를 헤맨다. 최대의 정책 실패로 지목되는 탈 원전만 해도 그렇다.

탈원전은 다른 나라에서는 시도하고 추구해 볼 수도 있지만, 한국의 여건과 현실에서는 엄청난 손해가 뒤따라 도전할 수 없는 정책이다. 한국이 세계의 선진 강국을 젖히고 챔피언을 먹을 수 있는 분야가 원자력 산업이다. 탈원전을 주도한 환경운동가 쪽은 국민이 먹고사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과학은 팽개치고 이념에만 몰입한다. 환경의 최대 적은 가난임에도 오로지 탈원전만이 세계인의 안녕과 평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거기에 국민의 불안감을 극대화하는 공포마케팅 전략을 교활하게 펼친다. 과학 아닌 미신에 가까운 원자력 공포를 대통령이 선봉에 나서 마케팅하고 있으니 이 슬픈 코미디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대통령은 제발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버리고 들을 사람 말을 듣기 바란다. 울진에 있는 한국원자력마이스터 고교생들의 대통령께 드리는 손 편지 원전이 위험하다면, 저희가 잘 배워서 관리 잘할게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꽃봉오리 고교생이 쓴 눈물로 쓴 편지를 읽지 않는 대통령이 밉다.

과학기술부 장관을 두 번이나 지낸 정근모 장관의 대통령께 드리는 애국 위민의 친전(親展)도 있었다. “새롭게 펼쳐지는 원자력 경쟁시대, 소형 원자로 분야 개척으로 한국 경제를 살리는 길.” 백번 천번 지당하신 말씀이다. 대통령은 정말 한쪽에 치우쳐 환경지상주의자의 말만 들어서는 안 된다. 균형감각 없이는 나라가 기울어져 침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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