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닷새로 잡혔던 여름 휴가를 취소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이 예정됐던 여름 휴가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휴가 취소와는 별도로 참모진들의 휴가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당초 문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 닷새 간 여름 휴가 일정이 잡혀 있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대통령 휴가 복귀 이후 휴가를 떠나는 등 청와대 주요 참모들도 조를 나눠 휴가 일정을 잡았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후까지 휴가 진행 여부를 고심하다 이날 오전 취소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휴가 취소 통보와 더불어 “직원들의 예정된 하계 휴가에는 영향이 없도록 하라”고 주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를 할 계획이나, 직원들의 계획된 휴가 사용 등의 상황을 고려해 매주 월요일 주재하던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는 개최하지 않을 방침이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취소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첫 사례다. 취임 첫 해였던 2017년 7월 28일에는 휴가 출발을 앞두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었으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뒤 예정대로 휴가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취소한 것은 최근 도마에 오른 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국과의 외교 갈등과 북한의 신형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산적한 외교 현안이 부담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현지 언론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8월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공식 휴가 일정 중 일본이 전격적으로 한국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를 토대로 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 대통령 차원의 즉각 대응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최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독도 영공 침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북한의 계속된 대남 비방 메시지 등 굵직한 외교 현안도 영향을 미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률안 처리 방침이 가변적인 상황,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프로세스 등 당면한 현안들을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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