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달파도 생활의 격조는 유지한 선조의 정신을 일으키고자
7월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아트’
[일요서울 | 이지현 기자]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을 지나 기본으로 돌아와 붓을 다시든 작가가 있다.
부이비(夫異非) 작가의 ‘기본으로 돌아가다’ 전시회는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부이비 작가는 “다시 배우는 마음으로 점, 선, 면 기본부터 시작하고 싶었다”며 “다를이(異), 아닐비(非) 즉, 다른 것과 아닌 것을 분별하고 초심과 기본을 지키려는 마음만 잃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살에 그러한 결심을 하고 이비(異非)란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부이비 작가는 강단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그림에 재능을 믿지 말고 관심과 열정을 가져라”고 얘기하곤 한다.
전시회장 방명록 옆엔 그의 스케치북을 볼 수 있다. 그는 풍경을 보고 사진 작업보다 직접 작은 노트에 볼펜으로 그린다. 이후 심상을 떠올리며 캔버스나 한지에 그림을 그린다.
작가는 제주 제2공항과 해군기지건설 등으로 제주가 많이 훼손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하고,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들을 남기고자 한다.
민화의 시대를 열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불과 100년 전만해도 우리 선조들은 집안의 벽면과 대문에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도, 반가운 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이나, 잡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십이지신, 까치호랑이 등 민화를 걸었다.
부이비 작가는 “삶은 고달파도 생활의 격조는 가지고 살았지 않나 싶다”며 “우리 시대에도 그런 문화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작년과 올해 마을에서, 거리에서 게릴라 전시를 하며 사람들과 만났다며 “사람들이 미술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게 하고 싶고, 저마다 집에 그림 한두 점을 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