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폭우로 목동 빗물 펌프장에서 일하던 작업자 3명이 고립돼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수색 및 구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갑작스런 폭우로 목동 빗물 펌프장에서 일하던 작업자 3명이 고립돼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수색 및 구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해 밤샘 수색이 이뤄진 끝에 실종자가 전원이 발견됐다.

서울 양천소방서는 1일 오전 5시 42분과 5시 47분 서울 목동운동장 인근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공사' 현장의 저류시설에서 실종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31일 급작스러운 폭우로 고립된 근로자 3명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발견이 늦어지던 현대건설 직원 A씨와 미얀마 국적 협력업체 직원은 소방당국이 전날 오전 8시 24분경 근로자 3명이 고립됐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수색에 나선지 21시간여 만에 발견됐다.

협력업체 직원 K씨의 경우 전날 오전 10시 26분경 가장 먼저 발견됐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뒤 끝내 숨졌다.

K씨와 미얀마 국적 직원은 이날 오전 7시 10분경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위해 펌프장 저류시설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또 현대건설 직원 A씨는 작업 중인 2명의 근로자를 대피시키기 위해 직접 작업장소로 향했다가 대피 전에 출입통로가 막히면서 함께 고립됐다.

사고가 발생한 신월 빗물 저류배수시설장은 양천구·강서구 지역 폭우 침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한 대규모 저류시설이다.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가 주관하고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나섰다. 지난 2013년 5월 시작돼 지난 4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갔고 6월 말에는 저조시설이 완성됐다. 시설장 완공은 올해 12월로 예정돼있다.

배수시설은 지하에서 총 길이 3.6㎞, 폭 10m의 터널구조로 이어져 있다. 총 3개인 유입수직구에 일정 수위 이상 빗물이 모이면 자동으로 수문이 개방돼 터널로 배수가 이뤄지는 구조다. 터널로 물이 들지 않을 때는 사람이 드나들 수 있다.

현장소장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이날 점검에 투입될 때까지만 해도 현장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오전 7시 30분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면서 폭우가 쏟아졌고, 상류쪽에 위치한 저지수직구1과 고지수직구 수문이 각각 오전 7시 40분, 오전 7시 44분에 열렸다. 당시 각 수문은 하수관로 수위의 50%, 60%가 차면 수문이 열리도록 해놓았다.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매뉴얼상으로는 하수관로 수위의 70%가 돼야 하는데, 이번 여름에 비가 오지 않아 수위를 낮췄다"고 전했다. 상류 쪽 수문이 열리면서 6만t의 빗물이 저류소에 들어왔고 수심은 4m내외로 상승했다.

유입된 빗물은 수문 개방 23분만에 유출수직구에 도달했고, A씨 등이 채 빠져나가기 전인 오전 8시 10분 출구인 수문이 닫혀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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