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 안 먹는 후쿠시마산 식재료 올림픽 선수단에 제공 논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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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쿄올림픽 개막이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2020년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약 16여 일간 개최된다. 지구촌 축제를 준비하는 일본은 경기장 건설과 인프라 확충, 기념행사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시선은 불안하다. 도쿄올림픽 일부 종목 경기가 방사능 피폭 위험이 있는 후쿠시마(福島) 지역에서 열릴 예정인 데다, 선수단의 식탁에도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후쿠시마 살리기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사실상 초토화된 지역이다. 당시 강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후쿠시마 일대를 덮쳤다. 이로 인해 해안가에 위치해 있던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등 사고가 발생해 지금도 이 지역은 폐허에 가깝다. 지진 발생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당 지역이 ‘죽음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눈과 귀를 가린 채 이번 올림픽을 후쿠시마 살리기에 이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경기장에서는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가 열린다. 이곳은 방사능이 누출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단 67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다. 성화 봉송 역시 문제다. 내년 3월 26일 시작돼 121일간 이어지는 성화 봉송은 후쿠시마 ‘J빌리지’에서 시작된다. ‘J빌리지’는 후쿠시마 제1원전과 2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대책본부로 활용됐을 정도다.


일본 정부와 조직위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밥상에도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조직위는 ‘후쿠시마산 식재료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 오염도를 확인하는 세슘 농도 측정에서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모두 기준치를 통과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는 ‘기준치를 통과했다’라는 뜻일 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후쿠시마가 고향인 아내와 살고 있는 제보자 A씨 역시 지난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후쿠시마는 방사성물질인 세슘 수치가 항상 높다”고 털어놓는 등 안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씨는 “마을 주변이나 공공 시설물에 위치한 세슘 측정기에서 항상 세슘 수치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해도 (방사능) 치수를 보고 그 지역에서 나는 생산물을 직접 먹는 것은 굉장히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방사능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한 후쿠시마. 선수단의 안전은 무시한 채 이곳을 올림픽 선전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계획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온라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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