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 19일 오후 8시17분43초(국제표준시간)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착륙선 ‘이글호’가 달 표면에 안착했다. 꼭 50년 전 일이다.

아폴로 11호가 지구를 이륙한 지 4일 만이었고 38만5000km를 날아갔다. 착륙선 이글호에서는 미국인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내려와 달 표면을 걷기 시작했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1961년 5월 25일 상원 특별연설을 통해 “10년 안에 달에 미국인을 보내 안전하게 귀환시키겠다”고 발표한 지 8년 만이었다. 미국은 달 착륙을 위해 200억 달러(23조 원)를 쏟아 부었고 40만여 명이 개발에 참여했다.

동서 냉전이 격화되던 1957년 소련은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 미국을 앞질렀다. 이어 1961년 4월엔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자극 받은 미국은 달 착륙 계획으로 맞섰다.

미국의 달 착륙 개발엔 소련과의 경쟁이 한 몫 했지만, 보다 더 중요한 대목은 미국인들의 서부 개척 ‘프런티어 스피릿(Frontier Spirit: 변방 개척 정신)’이었다. 미국은 1620년 동부 해안에서 영국 식민지로 출발해 서부 태평양 연안까지 낯설고 험난한  땅을 개척해 세운 나라이다. 미국인들의 전대미답(前代未踏)의 서부 개척 과정엔 모험과 생명을 건 도전 그리고 꺾일 줄 모르는 자유정신이 뒷받침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들에게는 ‘변방 개척 정신’인 ‘프런티어 스피릿’이 몸에 배어갔다. 미국인의 과감한 ‘프런티어 스피릿’은 오늘날에도 우주공간 탐험에 앞장서게 하고 인간의 자유주의 정신 확산을 위해 전 세계 구석구석을 두려움 없이 누비게 한다. 미국의 달 착륙은 믿기 어려운 사건이었기에 조작이었다는 주장들도 제기됐다.

1974년 미국 작가 빌 케이싱은 ‘우리는 결코 달에 간 적이 없다’는 제하의 책에서 조작설을 제기했다. 달 착륙 조작설들 중엔 달에 꽂아놓은 미국 성조기 사진이 가짜였다는 주장도 있다. 달에는 공기가 없어 성조기가 펄럭일 수 없는데 펄럭인 모습이었다며 가짜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측은 성조기가 휘날리는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깃대를 ‘ㄱ’자 모양으로 디자인했고 천을 누벼 펄럭이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달 착륙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서 보낸 사진들에는 시인(詩人)들이 노래하던 계수나무와 토끼가 없다. 그 대신 규토(珪土)분진으로 덮인 황량한 땅뿐이다. 규토분진은 유리처럼 부서진 것들로 우주복에 달라붙었고 눈물을 자아냈으며 목구멍 통증을 느끼게 했다.

이것을 ‘달 분진 건조 열’이라고도 한다. 달 분진에 오래 노출되면 기관지염이나 암에 걸린다. 또 달에는 작은 유성들이 번개같이 충돌하기도 하고 5.5 진도 규모의 지진도 발생한다. 낯과 밤의 온도 차이는 섭씨 영하 수백 도나 된다. 지구에서는 밤이 24시간 만에 찾아오는데 달에선 28일 만에 온다. 그래서 인간은 신체 시계 와 전혀 다른 낮과 밤 차이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미국 정부의 NASA 예산삭감으로 달 착륙 사업이 중단되자, 재벌기업인들이 뛰어들었다. 엘런 머스크, 잽 베조스, 리처드 브런슨 등이다. 특히 머스크는 달 착륙 로켓 제작비용을 NASA의 10분의 1로 줄였다.

민간 기업들의 달 여행 참여 덕에 신혼여행으로 달에 갈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물론 달은 계수나무와 토끼가 살던 땅은 아니다. 도리어 공기도 없을 뿐 아니라 규토 분진 속에 춥고 오래 노출되면 암에 걸릴 수도 있다. 5.5도의 강진도 일어나 불안하다.

미국이 달 착륙을 위해 개발한 최첨단 기술들은 오늘날 수퍼컴퓨터, 인공지능로봇, 전자레인지 등으로 진화됐다. 달 착륙 50주년에 즈음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간을 달에 착류시킨 미국의 ‘프런티어 스피릿’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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