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재. [사진=SBS 제공]
김성재. [사진=SBS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배정훈 PD가 듀오 '듀스' 멤버 김성재(1972~1995) 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과 관련해 심경을 밝혔다.

배 PD는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저는 이번 방송 포기 안 합니다"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주소를 공유했다.

전날 청와대 게시판에는 '고 김성재님의 사망 미스터리를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이틀 만인 4일 오전 9시 기준 청원 인원이 4만6000명을 넘어섰다.

게시자는 "지금 와서 누구를 처단하자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24년이다. 그동안 나라는 발전했는데 사법부는 그대로다. 그날의 진실을 국민은 알아야겠다. 방송금지 철회하게 해주고 내일 제 시간에 '그것이 알고 싶다' 꼭 방송하게 해달라. 증거들이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재의 동생 김성욱도 SNS에 청원 동참을 독려했다. "#국민청원_동참해주세요"라며 "누구는 좋겠다. 자체홍보해서 국민스타 되셨네. #김성재 #그것이알고싶다"라고 덧붙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달 27일 방송 말미 김성재 사망사건 미스터리 관련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후 김성재의 옛 여자친구인 A씨는 채권자의 명예 등 인격권을 이유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이를 인용했다.

전날 SBS는 "법원의 방송 금지 가처분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으나, 제작진 입장에선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았으나 많은 의혹이 규명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왔던 미제사건에서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드러났다는 전문가들의 제보로 기획됐고 5개월간의 자료조사와 취재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닌, 새로운 과학적 증거로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제작진의 공익적 기획의도가 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검증 받지도 못한 채 원천적으로 차단받는 것에 제작진은 깊은 우려와 좌절감을 느낀다"면서 "방송 자체가 금지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않았기에, 법원의 결정을 따르되, 이미 취재한 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깊은 고민을 하겠다"고 전했다.

김성재는 지난 1995년 11월 20일 서울 홍은동 호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김성재의 팔과 가슴에는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됐고, 시신에서는 동물마취제 '졸레틸'이 검출됐다. 당시 A씨는 용의자로 지목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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