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망막병증의 역학 및 발생기전

 

비수술적 요법 혈당 조절 당뇨 유병기간 짧을수록 효과 증대
당뇨망막병증 유병률 높이는 유전적·전신적 요인으로 악화


어느 과를 막론하고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만나는 환자 중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사람이 바로 고혈압, 당뇨 환자다. 안과 의사가 되기 위해서 기나긴 시간을 수련 받았던 필자 역시 가장 많이 만난 환자가 바로 고혈압, 당뇨 환자다. 그래서 환자를 처음 볼 때 습관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바로 “당뇨나 혈압 있으세요?”하는 물음이다. 그만큼 우리네 삶에서 당뇨와 고혈압은 흔한 질환이 되어버렸다. 모든 임상 의사들은 당뇨와 고혈압을 조절하고 유지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으며 그로 인해 파생되는 질환의 메커니즘과 치료에 대해 연구를 쉬지 않고 있다. 

이러한 질환은 서구식 식습관이 보급되면서 유발된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성인병은 생활 습관병이라고도 불리며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이 되어 찾아온다. 이러한 성인병 중 가장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고혈압과 당뇨일 것이다. 고혈압과 당뇨는 전신질환으로 우리 몸의 모든 부위에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한 내과적, 외과적 질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우리 눈은 아주 미세한 혈관이 지나가는 기관으로 이러한 고혈압과 당뇨로 인해 혈관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아주 빨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우리 몸의 경고등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즉 당뇨나 고혈압으로 전신에는 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미 눈에서는 당뇨성, 혹은 고혈압성 혈관 변화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서도 당뇨 혹은 고혈압으로 진단되었지만 안과 검진을 받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반드시 가까운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내과 혹은 외과적 관리와 함께 안질환도 예방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당뇨가 우리 눈에 일으키는 질환 중에서도 20세 이상 성인의 시력을 손상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인 당뇨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약간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만성적인 고혈당이 당뇨망막병증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유전적인 요인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전신적인 요인이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당뇨 유병기간에 따라 발생률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당뇨병은 발생 원인에 따라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으로 나눌 수가 있다. 먼저 1형 당뇨병은 유전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자가 면역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선천적인 원인이 크며 병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2형 당뇨병은 대개 가족력이 원인이 되지만, 최근에는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인슐린 기능에 이상이 있어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전체 당뇨병 환자의 90% 이상이 2형 당뇨병이다. 제1형 당뇨병 환자가 제2형에 비해 당뇨망막병증의 빈도가 높다.

한국인에게서 당뇨유병률은 90년대 이후 약 10%를 보이고 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의 13.8%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고 이중 15.8%가 당뇨망막병증을 가지고 있으며 4.8%는 시력을 위협하는 심한 당뇨망막병증을 가지고 있었다. 당뇨망막병증의 위험인자로 긴 당뇨병 이환기간, 높은 당화혈색소 수치, 높은 수축기 혈압 그리고 낮은 체지방지수가 관계가 있었다.

당뇨망막병증의 기전은 지속적인 고혈당 상태로 인해 모세혈관에 손상이 생겨 전반적인 허혈손상이 일어난다. 이렇게 산소가 부족해질 경우 우리 몸은 반작용으로 혈관을 많이 만들어서 보상하려고 하는 신생혈관이 생기게 된다. 또한 혈액성분의 누출이 발생하여 망막에 부종과 삼출물이 축적되어 궁극적으로는 시세포층의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은 크게 비증식성당뇨망막병증과 증식성당뇨망막병증으로 나뉠 수 있다. 이러한 진단과 분류는 전적으로 안과 의사의 검안을 통한 분류체계에 따른다. 

이렇게 분류와 역학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러면 이렇게 한번 진행한 당뇨망막병증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비수술적 치료 중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엄격한 혈당 조절이다. 혈당이 조절되며 당뇨유병기간이 짧아질수록 훨씬 더 효과가 있다. 엄격한 혈당 조절 시작 직후에 일시적으로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초기악화현상은 대부분 18개월까지 사라지고 이후에는 명백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또한 혈압조절과 지질조절도 필요하며 금연 역시 중요하다. 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진행되었을 경우 강한 에너지의 빛으로 망막의 신생혈관을 조사하여 위축시키는 범망막광응고술이 시도될 수 있으며 항혈관내피성장인자 항체(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VEGF]), 유리체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 등도 효과가 있다. 

흡수되지 않은 유리체 출혈이나 반복되는 출혈, 망막박리, 황반부종등이 생길 경우 유리체절제술을 시도할 수 있다. 눈 뒤쪽에 존재하는 유리체를 미세한 수술 기구로 제거하여 출혈 및 망막박리를 유발하는 원인들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합병증과 재발률이 높으므로 수술이 완벽한 치료방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당뇨망막병증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 보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식생활 개선을 통하여 당뇨를 관리하고 혈당을 유지하는 것이다. 더불어 운동과 함께 건강한 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겼다 하더라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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