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원천은 고려시대로 올라가지만 본격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인 것은 조선시대다. 조선의 실경산수화는 관료의 모임을 그린 계획도나 별서도, 호화식지도 등 다양한 회화적 전통과 유교문화, 풍수개념이 복합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우리 땅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고심 끝에 완성된 실경 산수화는 각자의 방식으로 바라본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7월 23일부터 오는 9월 22일까지 국립중앙 박물관 상설 전시관 1층 특별 전시장에서 열리는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전에서는 조선 시대 실경 산수화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 말부터 조선 말까지 국내외 소장된 실경산수화 362여 점을 선보인다. 화가의 경험과 실제 경치가 어떻게 그림으로 묘사되었는지 창작 과정을  따라가 보면서 화가의 시선을 객관적으로 해석해 보고자 했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1부에서는 ‘실재하는 산수를 그리다’에서 고려시대와 조선 전중기 실경 산수화의 전통과 제작 배경을 관람객에게 알린다.  최근 기증 받은 16세기 작품인 경포대도 총석정도가 최초로 전시될 예정이여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2부 ‘화가 그곳에서 스케치하다’에서는 여행을 떠난 화가들이 현장에서 자연과 마주하면서 화폭에 담은 진한 여흥이 그대로 담긴 초본이 펼쳐진다. 

1788년 정조의 명을 따라 관동지역과 금강산을 사생한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을 비롯해 친구와 함께 유람을 하며 남한강의 풍경을 스케치한 정수영(1743~1831)의 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밑그림인 초본은 화가가 본 경치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의 결과로서, 현장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제3부 ‘실경을 재단하다’에서는 작업실로 돌아온 화가가 초본과 기억 등을 바탕으로 산과 계곡, 바다, 나무와 바위, 정자 등의 경물을 재구성하며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화가가 다녔던 동선을 살피며 그들의 시점에 따라 달라진 구도를 짚어보면서 화첩, 두루마리, 선면 등 다양한 매체에 따른 구성과 여정의 편집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제4부 ‘실경을 뛰어넘다’는 경치를 재해석한 화가의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실경을 뛰어넘어 형태를 의도적으로 변형시키고 과감하게 색채를 입힌 과정을 살펴볼 수도 있으며 붓 대신 사용한 손가락이나 손톱으로 그린 작품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원근과 공간의 깊이를 재해석하기 위한 그 시대 화가들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귀로 듣는 전시’로 오디오가이드를 적극 권장한다. 기기를 제공하는 유료 가이드 온 서비스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무료 전시안내앱을 통해 쉽고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작품 감상에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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