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0)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이 하 씨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이승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하 씨의 마약 투약 혐의 1차 공판에서 검찰은 하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70만 원을 구형했다.

하 씨는 지난 3월 중순경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필로폰 1g을 서울 자택 등에서 두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차례는 외국인 지인 A씨(20)와 함께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A씨도 하 씨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하 씨가 초범이고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또 A씨에 대해서는 "현재 난민체류자로 난민신청을 한 상태에서 마약류를 취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나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70만 원을 구형했다.

하 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하 씨가) 그동안 방송인으로서 타의 모범을 보이고 살아왔으나 이렇게 법정에 선 것 자체로 가족들과 하 씨를 보는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줘 후회하고 있다"면서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일이 없도록 (마약)치료를 받는 등 노력하고 있으니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밝혔다.

또 "하 씨가 최근 미국에서 비자취소 결정을 받았다. 어머니가 위독한 상황인데 미국에 들어갈 수 없게 돼 어머니를 만날 기회를 잃었다"면서 "본인의 명예와 모든 걸 잃었고 어머니 임종도 지키지 못하게 됐지만 모두 본인의 잘못된 선택인 만큼 (벌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하 씨는 "어렸을 때부터 모범적인 학생으로 살았고 결혼하고 나서는 모범적인 남편, 아버지가 되려 노력했다. 그런데 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모든 사람을 실망시켰다"며 울먹였다.

또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국민들을 실망시켜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앞으로 죽을 때까지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한 번 밖에 투약하지 않았고 동종전력이나 형사조사 전력도 없으나 모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A씨가 아직 어리고 임신한 여자친구와 동거 중인데, 이들의 장래를 생각해 최대한 관용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앞으로 성실히 살면서 임신한 여자친구 병원비를 댈 것"이라면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을 수사한 경찰은 4월 8일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하 씨를 체포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다. 하 씨 사건은 수원지검이 수사를 하다 주거지 관할을 고려해 서부지검으로 이송됐다.

하 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하 씨와 A씨를 지난달 9일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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