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절대 핵 포기하지 않아... 보수·진보 떠나 자강 동참해야”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북한이 최근 4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기자회견과 최고위원 회의 등에서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며 안 된다면 자체 핵 개발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허황된 이야기라며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한국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요서울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 최고위원을 만나 전술핵 재배치와 더불어 당내 중진의원으로서 최근 불거진 당내 계파갈등과 총선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사진=김병철 기자]

-“한국당 계파갈등 욕심에서 비롯돼... 내부 인적 쇄신 필요하다”

조경태 최고위원이 ‘전술핵 재배치’를 꺼내자 홍준표 전 대표·나경원 원내대표·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 보수 의원들 사이에서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방식에 대해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 공유, 핵 추진 잠수함, 자체 핵무장 등 이견을 보인다.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최근 러시아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영토를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자강해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도 핵을 보유해야 중국과 러시아, 일본에 대항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전술핵 재배치와 유럽 나토식 핵 공유, 한미연합사가 공유하는 자체 핵무장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1992년 이전에 대한민국에 전술핵이 있었다. 북한과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를 공동 선언하면서 핵을 철수했다. 그것을 재배치해야 한다. 당시 북한은 핵이 없었지만 현재는 핵을 보유하는 반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공동선언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비대칭 구조의 균형을 맞춰야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지속할 수 있다.

유럽식 전술핵은 내가 이야기하는 것과 거의 유사하다. 미국의 핵무기를 빌려와 재배치하는 거다. 그 선택권은 미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만약 미국 핵무기 재배치가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고 자체 핵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주장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가.

▲국민들은 NPT를 한번 가입하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NPT 10조 1항에 따르면 ‘본 조약으로 국가의 이익을 위태롭게 할 경우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조건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이 부분을 주장하면 우리가 NPT를 탈퇴하는 데에 반론을 제기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불이익을 당할 거라고 하는 일부 소극적인 주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다. 북한은 우리나라를 침략한 전례가 있다. 한번 침략한 나라는 다시 침략할 가능성이 높다. 언제까지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 미국은 현재 급진적인 국가주의로 돌아서 있다. 최근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해도 미국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지 않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건 별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아주 위협적이고 유엔의 제재를 받는 나라다. 미국이 이 부분의 이해도를 높여 대한민국이 핵을 보유하는 것이 한미 동맹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결심할 수 있다고 본다.

-‘친일 프레임’을 떨치려 북한·안보 문제를 들어 전술핵을 내세웠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우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경험하고 식민지배도 당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나라에 힘이 없어서 그렇다. 우리가 자강해야 한다는 데에 이상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아주 불순한 의도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강해진다면 일본이 우리를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진보를 떠나 모두가 자강에 동참해야 한다. 선진 국가들 중에서 군사적으로 강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우리가 선진 국가로 가기 위해선 군사적으로 강해야 한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정부의 對일본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본이 우리나라에 표면적으로 특혜를 주지 않겠다는 거다. 정치적인 부분을 가미시킨 경제보복이고 신사적이지 못한 조처다. 일본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철회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한 국가와 외교의 문을 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게 열어 수십 년간 유지된 한일 관계를 쉽게 닫는 것은 외교 역량이 부족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전쟁 중도 물밑에서 협상을 한다. 지금 소위 말해서 경제 전쟁이라고 하는데 끊임없이 일본과 접촉해서 정상화시켜야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진정성 있게 일본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일 관계를 복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사진=김병철 기자]

-한국당 지지율이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당이 앞으로 조금 더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노력을 하고 있으나 국민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 스스로가 그동안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내부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게 담보될 때 한국당의 지지율은 올라갈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지금 주식 시장이 어지럽고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할 때 한국당이 정부여당을 향해 비판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을 어떻게 안정화시킬지 등 우리가 선도적으로 당론화해 실천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한국당 내부의 인적 쇄신도 있어야 한다. 계파를 따지지 말고 누구나 한국당에서 활동할 수 있는 좋은 인재영입이 필요하다.

-한국당 내 계파갈등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아직 국민들께는 계파에 대한 식상함과 분노가 남아 있다. 한국당은 계파적 이해관계나 욕심을 부릴 시기가 아니다. 의원 개개인이 내려놓고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국가적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계파갈등은) 우리 스스로가 있다 없다를 판단하면 안 된다. 국민들이 어떻게 보냐가 중요하다. 국민들이 계파가 없다고 할 때까지 피나는 개혁을 해야 한다.

-다음 총선을 전망하는 관점에서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등과의 보수 통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리당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식이든 통합하고 재야, 야권 성향의 사람들이 한마음이 돼야 한다. 국가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세력이 있다면 다 함께 올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총선의 가장 큰 이슈는 경제다. 경제 전문가들이 어두운 전망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이 대안·수권정당으로서 안정감을 확보하고 신뢰를 회복한다면 내년 선거가 지난 지방선거만큼 참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다수당이 된다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 장사 잘되는 나라를 앞장서서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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