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뉴시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부일장학회 설립자 故 김지태씨의 유족들이 김 씨를 ‘친일’ 인사라고 주장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등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김 씨 유족은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곽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정쟁을 위해 근거 없이 김 씨를 친일 인사로 매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족은 “곽 의원과 함께 나경원 원내대표, 민경욱 대변인도 같은 혐의로 고소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추 의원은 “곽 의원이 지난달 열린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박정희 유신 정권이 강탈한 부일장학회 설립자 김 씨를 친일이라고 주장했지만 김 씨는 단 한 번도 친일 명단에 속한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공회대학교 한홍구 교수 역시 “곽 의원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김 씨를 친일 명단에서 빼 줬다고 주장했다”면서 “애초 명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을 어떻게 빼주나. 한국당에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발언했다.

1908년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난 김 씨는 부산공립상업학교(현 개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동양척식주식회사에 입사, 5년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회고록에 따르면 김 씨는 동양척식주식회사로부터 울산 지역 2만 평 토지를 불하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직 중에 부를 축적했다는 증거나 친일행위가 명백하게 드러난 바 없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친일명단이나 친일인명사전에는 수록되지 않았다.

광복 이후 그는 조선섬유와 한국생사, 삼화고무 등의 기업을 경영했다. 1958년에는 부일장학회를 설립했고, 1959년에는 부산문화방송, 1961년 문화방송(현 MBC)을 각각 개국했다.

김 씨는 정치인으로서 굵직한 행보를 남겼다. 1950년 제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부산 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그는 1954년 자유당에 입당, 같은 해 치러진 제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김 씨는 1960년 4.19 혁명 당시 부정축재자 명단 1호에 오르기도 했다. 자유당 소속이던 시절 20여만 평의 농지를 편법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여론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는 1961년 5.16 군사정변 직후 부정축재 혐의로 구속됐고, 국가에 재산을 헌납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당시 박정희 정부는 부일장학회를 국유재단화하지 않고 5.16 장학회로 만들었다. 이는 10.26 사건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수장학회로 탈바꿈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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