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대 차돌박이· 900원 커피 확산… 품질 높은 원재료가 관건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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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불황이 창업시장에 또 한 번 저가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중간 지대가 없어지고 대신 저가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옛날 통닭, 차돌박이, 돈가스와 잔치국수, 우동, 900원 커피, 편의점 신선식품 등 전 업종에서 초저가 열풍이 불고 있다. 박리다매로 불황을 탈출하려는 점포들의 자구책으로 가격파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창업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업종 중 하나인 치킨에서 저가 옛날 통닭이 뜨고 있다. 치킨 한 마리에 6500원, 7500원 하는 브랜드가 속속 출현하고 있고, 개인 독립점포 중에서는 무려 4000원 하는 점포도 생겨나고 있다. 옛날 통닭은 과거 아버지가 외출했다가 돌아올 때 시장에서 사 오던 향수의 통닭이다. 닭 한 마리를 소금에 염지해서 기름에 튀긴 통닭이다. 

가성비 고려한 뉴트로 열풍 브랜드 인기

경기 분당 지하철 정자역 주변에 있는 옛날 통닭 전문점 ‘고려통닭’, 직장인 퇴근 무렵인 피크타임에는 테이크아웃 고객으로 긴 줄이 서 있다. 46㎡의 소형 매장이지만 매장 안은 치킨 호프를 즐기려는 손님들로 저녁 내내 붐빈다. 이 점포는 하루 120마리 이상의 통닭이 팔리고, 하루 평균 매출은 150만 원선에  이른다.

점장 백승진씨(32)는 “장기불황과 1인가구 증가로 저가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무와 소스를 추가하면 각각 500원을 추가로 받고 있는데, 그것도 추가하지 않는 고객들이 훨씬 더 많다”고 최근의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설명했다.

고려통닭은 옛날 통닭의 제조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최고급식재료를 사용하여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원육은 100% 1등급 국내산을 사용하고, 염지제는 일반 소금 염지가 아닌 최고급 염지제를 쓴다. 마늘, 양파 등으로 만든 특제 양념제로 텀블링하여 잡냄새가 나지 않고 육즙이 살아 있다.

파우더 역시 품질이 우수하고, 튀김기름은 값비싼 해바라기유를 사용하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맛이 없고 품질이 나쁘면 가격과 관계없이 외면하는 이중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6.5호 닭을 쓰고 있어 양도 많은 편이다. 

한편, 고려통닭은 저가와 고물류 유통의 가맹점의 매출 마진율은 50% 이상 된다. 본사가 육가공 공장을 가지고 있는 23년 역사의 장수 프랜차이즈로서 식재료 소싱과 물류 유통의노하우로 각 가맹점에 물류를 최소한의 가격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 민감도가 높은 튀김기름은 품질 유지를 위해 해바라기 기름을 원가에 각 가맹점에 공급한다. 가맹점은 원육 한 마리를 통째 초벌로 튀긴 후 주문이 들어오면 재벌로 2~3분 정도 튀겨서 자르지 않고 그대로 봉지에 담아서 내놓으면 된다.

메뉴 가짓수가 적어서 여성 혼자서도 1인 창업이 가능해 인건비 걱정은 덜하다. 업종 전환 등 창업자 각자의 사정에 맞게 일대일 맞춤형 창업도 가능하다.

‘이차돌’은 최근 가장 핫한 브랜드 중 하나다. 2017년 3월에 오픈한 이후 벌써 200여 개 점포가 생겼다. 차돌박이, 부채살, 갈비살 등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서 지역상권에서 인기몰이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커피 역시 초저가 대열에 들어섰다. 그동안 저가 커피의 대명사였던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0원 하는 커피가 이제는 1000원, 900원 커피로 이동하고 있다. 편의점 커피뿐 아니라 로드숍 점포에서도 900원 커피가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온리, 매머드익스프레스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인데 이들은 키오스크 설치 등 무인화로 운영비용을 줄이고, 원두의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 원가를 줄이는 방법으로 저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대비 원재료 공급비용 절약형 브랜드 

이 밖에 가격보다 편의성에 중점을 두는 편의점도 신선식품 위주로 저가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CU는 7월부터 ‘핵이득 간편식 시리즈’로 삼각김밥, 도시락을 출시한다. GS25는 다른 샐러드 제품의 절반 정도 가격인 2000원 이하 ‘위드샐러드 시리즈’를 선보여 호응이 좋고, 세븐일레븐도 숯불갈비맛햄버거를 2000원 미만에 판매한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가성비 트렌드가 지난해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과거 주부들의 전유물이었던 100원, 200원까지 따지던 가격 흥정이 최근 들어 젊은 층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온라인 시장의 확산과 국내 및 해외 직거래로 ‘싼 맛’을 본 소비자들이 이제 점포에서도 그 맛을 얻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파괴 점포들은 당분간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가격파괴 점포들은 주의할 점도 많다. 우선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품질과 양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더 똑똑해졌고, 더 까다로워졌다. 따라서 가맹점 창업희망자는 품질 높은 원재료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셀프서비스 공간을 확보해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요즘 소비자는 어느 정도 셀프서비스에 대해서는 감수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테이크아웃 위주로 영업하는 점포는 점포 입지가 좋아야 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동선이라면 소형 점포라도 장사가 잘 된다.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해서 고객의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대충 장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자기도 모르게 고객이 하나둘 이탈하고, 머지않아 점포 매출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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