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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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휴가시즌이 시작됐다. 하지만 장기화된 경기 불황에 지갑을 닫는 사람들이 늘면서 올 여름도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stay+vacation)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더위와 바가지 요금으로 기분을 망치기보다는 집 근처에서 간소하게 쉬는 것을 택하는 이들에게는 집이야말로 최고의 휴양지인 셈이다.

빽빽한 고층 건물들로 숨이 턱턱 막히는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스테이케이션’이 가능하다. 주변에 강이나 숲, 공원이 있다면 멀리 가지 않고도 물놀이나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일부 새 아파트들은 수영장, 캠핑장이 커뮤니티 시설에 포함돼 있어 단지 안에서 이 모든 것들을 누릴 수 있다.

홈캉스 위한 아파트

그렇다면 올해 7월 이후 서울의 입주 단지 가운데 스테이케이션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부동산114가 올해 하반기 서울의 입주 예정물량 총 2만3179가구 가운데 일상이 소풍이 되는 ‘홈캉스’ 아파트를 찾아봤다. 올해 서울 최대 규모 입주가 예정된 강동구에서는 고덕 일대 아파트들을 주목할 만하다.

고덕에서는 9월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12월 고덕센트럴IPARK(1745가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이 단지들은 강동그린웨이 명일근린공원(1만7500㎡)과 인접해 가족캠핑장 이용 및 각종 자연 체험이 가능하다.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7월 전용 84㎡ 분양권이 분양가 대비 5억 원 정도 오른 12억380만원(6층)이 거래됐다. 반면 입주물량이 몰린 까닭에 전셋값은 저렴한 편이다. 전용 84㎡ 전세 물량은 5억3000만 원~5억7000만 원 선에 나오고 있다. 

8월~12월까지의 입주물량이 두 번째로 많은 마포구(2263가구)에서는 신수동 신촌숲IPARK(1015가구)가 홈캉스 아파트로 꼽힌다. 단지명 ‘숲’에 걸맞게 푸른 잔디마당과 코티지가든, 보더가든, 숲속 놀이터 등이 조성된데다 경의선숲길과 와우산이 가까워 산책하기 좋다. 지난 6월 신촌숲IPARK 전용 84㎡ 분양권은 13억760만 원(16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마포구의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맞먹는 수준이다. 전세 시세는 6억5000만 원~7억 원 선에 형성돼 있다.

공원 인접한 숲세권

강남권에서도 집 앞에서 쾌적함을 즐길 수 있는 아파트들이 입주한다. 9월 입주를 앞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는 개포공원과 대모산에 인접한 숲세권 단지다. 전용 84㎡ 분양권 시세는 22억 원~24억 원에 형성돼 있으나 아직 거래는 없다. 전세물량은 8억5000만 원~10억 원 선에 나와 있다. 실내수영장, 클라이밍, 갤러리 등 최신의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어 단지 내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11월 송파구 풍납동에 입주 예정인 잠실올림픽아이파크(697가구)는 성내천과 올림픽공원, 광나루한강공원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다. 단지 앞 고층건물이 없기 때문에 고층에서는 올림픽공원 조망이 가능하다. 전매 가능한 전용 59㎡ 분양권이 11억 원 선에 매물로 나와 있다. 같은 면적 전세 시세는 6억5000만 원~7억5000만 원 선이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효성해링턴플레이스(1028가구, 10월 입주)도 북서울꿈의숲과 접해 있는 숲세권 아파트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는 북서울꿈의숲 내 야외수영장에서 물놀이하거나 캠핑하며 즐길 수 있다. 전용 84㎡ 분양권이 7억 원~8억 원 선에 매매로 나와 있으며, 전세물량은 3억5000만 원~4억 원 선에 다수 나와 있다.

장마가 지나가고 3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숲이나 강과 접해 있는 아파트들에 산다는 것은 대단한 혜택이다. 집 근처에서 휴식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숲의 기온 저감효과로 인해 주변지역에 비해 시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시사철 변하는 아름다운 조망권도 누릴 수 있어 심신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올해 이사 계획이 있다면 주말이면 집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쉴 수 있는 홈캉스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서울 전세가율, 7년 전으로 후퇴

최근 2~3년 동안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른 반면 전세 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전세가율이 7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서 2017년 사이 70% 안팎의 높은 전세가율에 기대 실수요뿐만 아니라 전세 레버리지를 활용한 갭투자가 크게 늘어났던 점에 비춰보면 전세가율 하락으로 실수요자의 매매전환 욕구가 줄어들고 투자수요도 유입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서울의 평균 전세가율은 53.60%로 7년 전인 2012년(52.61%) 수준에 근접했다. 고점을 형성했던 2015년 70.92%에 비하면 17.32%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지난 해부터 서울 등 수도권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가격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 구별 전세가율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다. 지난 해까지 서울 매매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44.15~50.28%)와 마포(58.23%), 용산(47.35%), 성동(57.27%) 등 마·용·성을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낮게 형성돼 있다. 반면 중랑구(69.69%), 강북구(66.61%), 구로구(66.15%), 관악구(65.68%)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 수준은 일반적으로 매매시장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근접할수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활발해지면서 매매시장이 상승폭을 확대하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반면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절반 수준(전세가율 50~60%)에서 움직인다면 실수요자는 내 집 마련에 소극적으로 변한다. 전세가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매매전환에 투입되는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와 함께 집값이 반등에 나서는 분위기지만 전세가율이 현재처럼 50%대로 낮아져 있는 상황에서는 매매가격이 과거처럼 상승폭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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