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FIU 자료 받아 자금 흐름 추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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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에 성 접대를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원정도박 혐의가 추가될 전망이다. 
경찰은 양 전 대표가 속칭 ‘환치기’를 통해 해외에서 원정도박을 즐긴 정황이 포착돼 이를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관련 의혹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양 전 대표의 금융 관련 자료를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넘겨받아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더불어 양 전 대표가 해외에서 13억원 상당을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정황이 이미 일부 파악돼 본격적인 조사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경찰주변에서 제기된다. 

앞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양 전 대표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시점에 원정도박 첩보가 경찰에 흘러들어간 것이어서 양 전 대표 원정도박 의혹 수사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혐의점이 드러날 경우 기존 성접대 의혹 외에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양 전 대표가 미국 카지노 VIP룸을 수차례 드나들며 억대 판돈을 쓴 것같다는 첩보가 입수됐다”며 “해당 카지노와 해외외환거래 내역을 보면 사실관계가 어느정도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호텔 카지노 VIP룸을 총 11번 드나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에 대해 경찰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면서도 “양 전 대표가 원정도박을 어디서 몇 회 정도 했는지에 대해 입수된 첩보가 있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캘 계획”이라고 말했다.

MGM호텔 카지노 VIP룸은 한화 약 15억원을 예치해야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YG 소속 보이그룹 빅뱅의 전 멤버인 승리도 같은 호텔 VIP룸을 4번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의심을 키우고 있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양 전 대표와 가수 승리의 카지노 출입 기록과 도박 횟수, 도박 금액 그리고 승패 기록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 일부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이 소식통은 “양 전 대표는 이 호텔 카지노에서만 판돈으로 10억원 넘게 썼는데, 이 돈은 모두 환치기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며 “양 전 대표는 이렇게 즐긴 도박판에서 6억원 이상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첩보에 따르면 양 전 대표 등은 지인과 사업체로부터 돈을 빌린 후 한국에서 현금으로 돌려주는 수법으로 도박자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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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승리의 도박 혐의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사다. 승리는 20억원을 판돈으로 걸고 이 중 13억원을 잃은 정황이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승리는 이른바 ‘바카라’라는 도박을 주로 했으며 도박 한 판마다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의 돈을 걸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두 사람은 카지노 호텔에 방문할 때마다 일주일 가까이 머물면서 도박을 즐긴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구체적인 불법도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양 전 대표와 승리가 이 호텔 카지노 뿐만 아니라 동남아를 비롯해 마카오 등 다른나라 카지노에서도 환치기 불법도박을 즐겼는지 여부도 추가조사할 계획이다. 

탐사보도팀 뉴스블리치 김재현 기자 mcyu7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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