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 저자 백승종 / 출판사 사우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유교 경전 중에서 중용은 가장 어렵고 해석하기 힘든 책으로 꼽힌다. 조선 시대 성리학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중용을 해석해 왔다. 2400여 년 전 중국에서 만들어진 중용은 조선을 성리학의 나라로 근간을 세운 기본 이념에 커다란 영향을 준 책이기도 하다. 조선역사의 큰 흐름을 주도하며 조선의 왕과 선비들에게 주목 받은 중용은 시대의 당면 과제를 해석하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중용이라는 철학적 관점보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중용을 해석한 다양한 철학적 배경에 중점을 두어 해석한 저자 백승종의 '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은 조선 역사의 큰 흐름이 어떻게 주도 되어 왔는지를 조망한다.

저자는 “500년 동안 중용을 두고 펼친 선비들의 토론을 경청하고 그들의 치열했던 성찰과 사색을 따라 가다 보면 역사의 흐름이 파노라마 처럼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사실을 목도할 수 있다. 중용의 역사를 읽는 것은 조선 역사를 읽는 새로운 방법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중용을  더 깊게 이해하고 한국사를 폭넓게 파악하는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불교와 도교와 맞서 출간된  중용은 사실 3세기경 한나라 때부터 읽혔던 책이기도 하다. 당대 인기 높았던 역대의 중용을 조선시대 학자들은 어떻게 접근하여 해석했는지를 책은 짚어주고 있다.

책에서는 장유의 세 가지 의문을 다루기도 하고 윤증과 김유의 질문과 대답을 통해 중용을 바라본 시각을 예측하기도 한다. 이덕무가 주희의 오류를 지적한 점을 다룬 부분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홍대용이 지적한 중용의 다섯 가지 문제점을 독자들이 해석하도록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중용의 본질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선 학자의 이론을 거론한 부분에서는 조익이나 양명학자 정제두를 심층 분석하기도 했다. 불변의 이치와 도리를 담은 책이라고 말한 조익의 중용 개론 부분에서는 여섯가지 주제를 가려 뽑았던 부분을 독자에게 짚어주기도 한다. 

중용에 이르는 길은 마음에 달렸다고 말한 양명학자 정제두를 분석한 부분에서는 아홉 가지 근거자료로 객관화 시킨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저자는 때로는 진취적이고 때로 구태의연했던 선비들의 다양한 해석을 통해 주용이 조선 사회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를 통해 한 국가나 사회가 특정 이념에 몰입할 때 어떤 폐단이 생길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저자는 “1990년을 전후해 와르르 무너진 동구권 국가들, 즉 현실사회주의 노선을 걷던 소련,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의 패망 원인을 뒤돌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자 백승종은 역사가이자 역사 칼럼니스트이다. 독일 튀빙겐대학교 문화학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막스플랑크 역사연구소, 프랑스 국립고등사회과학원, 경희대학교 초빙교수를 거쳐 코리아텍 대우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상속의 역사’, ‘신사와 선비’, ‘금서 시대를 읽다’, ‘예언가’, ‘우리 역사를 말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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