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가 20개월 15일간의 총리직을 마치고 지난 15일 정부중앙청사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난 열흘간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흠뻑 젖었다’,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며 비판 여론을 폭우로 빗대고 억울한 심경도 내비쳤다. 한편 시종일관 침울할 것 같은 퇴임식도 잠시, 장하진 여성부 장관이 ‘축하(?)’ 꽃다발을 건네자 일순간 분위기는 바뀌어졌다. 참석자들은 장렬히 전사한 장군을 보내듯 힘찬 박수를 보냈고 새롭게 출발할 이 전 총리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질 않았다.이 전 총리도 굳은 표정에서 환하게 웃으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총리직을 떠나지만 노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와 친노 진영의 확고한 지지가 건재함을 아는 듯 보였다. 이날 퇴임식은 ‘사랑하는 님은 떠나지만 완전히 보내지 않은 사람들’과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는 실력파 ‘서부의 총잡이’를 보는 듯 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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