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 발생기전과 치료

 

입추와 말복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더위 때문에 옷차림은 더 가벼워지고 수분섭취도 수시로 해야하는 시기다. 이런 더위와 함께 여성들의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바로 요실금이다.
요실금은 쉽게 말하자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을 지리는 질환이다. 요실금이 여름에만 찾아오는 계절성 질환은 아니나 무더운 여름철에 더 난감한 질환일 수 있다. 덥고 습한 날씨에 속옷에 소변을 지린다 상상해 보자. 그 찝찝함과 불쾌감은 더 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요실금이 있어 외출 시 기저귀를 사용하는 여성들의 경우 얇은 옷차림으로 인해 기저귀가 눈에 띌까 신경 쓰이고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이 차면 기저기와 닿는 회음부나 엉덩이에 습진도 생길 수 있다. 

요실금의 종류 및 발생 원인

 요실금은 발생 기전에 따라 크게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복압성 요실금은 주로 임신과 분만, 특히 자연분만 과정에서 방광에서 요도에 이르는 방광경부와 요도를 지지하는 근육에 손상이 생겨 발생한다. 복압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주로 발생하는 종류로, 예를 들면 기침, 재채기를 하거나 런닝 머신과 같은 운동을 하거나 심한 경우 크게 웃기만 해도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요도 입구가 열리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힘없이 소변이 나와 버린다. 그 외에 고령, 폐경, 비만, 방사선 치료, 수술 등으로 인한 손상 등에 의해서도 복압성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요실금` 하면 떠올리는 것은 복압성 요실금이며 실제로 대부분의 요실금을 차지한다.

두 번째로 절박성 요실금이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지리는 증상을 가진 요실금이다. 특히 소변을 오래 참았거나 손을 씻을 때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뇌졸중이나 파킨슨 등과 같은 뇌의 기질성 질환이나 척추손상에 의해 방광의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 및 근육의 이상이 주 원인이며 방광 만성염증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두 가지 요실금 모두 노화가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는데 방광도 예외는 아니다. 방광벽이 탄력을 잃거나, 뇌에서의 방광 통제 기능에 이상이 일어나거나, 요도 잠금 장치가 느슨해지는 등의 이상이 일어나며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도 한 몫을 한다. 에스트로겐이 부족하게 되면 요도 점막의 위축이나 방광 벽 근육의 수축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실금의 치료

요실금의 종류에 따라 발생 원인 및 기전이 다르므로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우선 요실금 증상이 있을 경우 자세한 상담을 통해 흡연이나 음주, 카페인 섭취 등 방광 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교정해야 한다. 또한 방광의 바로 뒤에 위치해 있는 자궁이나 난소에 방광을 압박하는 큰 종괴가 있다거나 방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은 없는지 부인과적 검사를 실시하여 다른 원인을 배제해야 한다. 이후 요역동학 검사를 통해 요실금의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를 다양한 측정을 통해 알아본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얼마나 약한 압력에서도 소변이 새는지를 검사해 보아야 한다. 그 정도가 심하지 않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요실금 초기라면 생활 습관의 변화 및 케겔 운동 등의 꾸준한 물리 치료를 통해 요실금의 진행을 지연시키며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요실금도 일종의 노화성, 진행성 질환의 성격이 있어 비수술적 치료 진행 중에도 증상이 나빠질 수 있어 재평가가 필요하며 아주 약한 복압에서도 쉽게 요도가 열리는 심한 요실금은 수술을 해야 할 기준을 넘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통한 완치가 가능하다. 요실금 수술은 전신 마취가 필요없으며 수술 방법도 간단하고 수술 시간도 2,30분 내외,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짧고 수술 후 통증도 별로 없어 수술 후 일상 회복이 빠른 편이니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절박성 요실금의 경우는 방광 신경이나 근육의 운동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가 가능하나 원인의 근본적인 교정이 어려우므로 완치되기는 어렵다.

요실금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환은 아니나 많은 여성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질환이다. 실제로 요실금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들을 보면 오랜 기간 남편과 가족에게도 속 시원히 말 못하고 혼자 고민하다 조심스레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진료실 안에서조차 증상을 큰 소리로 털어놓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는 의사로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생활습관의 교정 및 골반 근육 강화 운동과 같은 물리 치료 및 간단한 수술적 치료로 교정이 가능하니 혼자 고민하지 말고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 및 맞춤 치료를 통해 쾌적하고 당당한 삶을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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