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표적인 강경파 국회의원 김문수 의원, 각종 여론조사에선 일 잘하는 정치인, 차기 경기도 지사 후보감 1위로 선정되는 등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행정도시법 국회 통과 당시 온 몸을 던져 저지하면서 다시한번 강성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했지만 한시간 가량 인터뷰 동안 김 의원은 따뜻한 인간애를 아는 정치인이었다. 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직모 머리에 8:2 가리마 머리 스타일에 웨이브를 주면서 부드러운 이미지 심기에 나섰다. 대한민국에 꿈과 희망을 주는 도지사가 되겠다는 그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들에 대한 인간적인 사랑, 진리에 대한 추구를 시종일관 강조했다. 당생활 12년 하지만 한나라당 옷이 잘 맞지 않아 이질감을 갖고 있다는 김문수 의원. 따뜻한 인간 사랑과 고민 그리고 경기도 지사후보로서 포부를 들어봤다.

약자 편에 서다 보니 강성

김문수 의원은 마른데다 각진 얼굴, 거기에 손에 닿으면 베일것 같은 딱딱한 머리 등 차가운 이미지로 한나라당 강경파 3인방(이재오, 홍준표)중 한명이다. 그의 강경한 이미지 배경에는 재야출신이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잘 살게 하고 약자를 위한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또 그는 “제가 원래 어린시절부터 웃음이 많고 싸움박질 한번 해 본적이 없다”며 “원래 부드러운 남자였다”고 밝혔다. 그런 그가 중학교 재학 시절에는 한일회담 반대 운동, 고등학교때에는 3선개헌, 대학교 시절에는 운동권 서클에 들어가 급기야 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당했다. 강경할 수밖에 없는 이력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참지 못하고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약자에게 가혹하게 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 탓”이라며 “기본은 인간에 대한 사랑, 진리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설명했다.김 의원은 1990년도에 민중당 구로갑 지구당 위원장을 맡으면서 정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러나 그 결과는 대참패로 끝나고 당시 비례대표 3번이었던 김 의원도 이상과 현실에 대한 괴리감을 깨닫게 된다. 그런 그에게 김영삼 전대통령이 당을 같이 만들어보자고 제의해와 민자당에 들어가면서 공식적으로 정계에 입문. 부천 소사구에서 첫 국회의원 생활을 했다.

일 잘하는 정치인 1위

최근 여론조사에서 ‘일 잘하는 정치인’ 1위, 차기 경기도 지사 후보감으로 유시민 의원을 제치고 1위를 달리면서 김 의원은 고무된 상황이다. 그는 “솔직히 도지사 꿈은 없었고 대한민국이 잘되고 국민이 잘되면 되지 하는 생각이었다”며 “그러다 손 지사를 만나 상의해보니 도지사 일이 나라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손 지사는 나라를 위해 정말 중요한 자리라며 꿈을 가지고 역량이 있는 사람이 할 만한 자리로 신중하게 권고했다”고 전했다.그는 경기도지사 출마변으로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대한민국 미래의 꿈과 희망인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자리라고 평했다. 또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의 급속한 성장”이라며 “경기도가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맞서볼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고 내다봤다.특히 교육에 대단한 열의를 갖고 있는 김 의원은 “연세대가 경기도 파주에 어학당을 만들려고 했다가 각종 규제 때문에 포기했다”며 “정부의 규제를 풀어 세계적인 명문사학을 키우고 동북아 최고의 어학당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도 밝혔다.

삼청교육대 피해다니다 부인 만나

경북 영천 말단 공무원이신 아버님이 보증을 잘못 서 어린시절 고생을 많이 하며 자랐다는 김 의원은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 군 전체에서 1등을 유지할 정도로 ‘수재’라는 말을 들었다.경북중고를 졸업하고 서울상대에 입학한 김 의원은 기대에 못미치는 대학교육에 실망해 운동권 서클에 들어가 본격적인 노동운동을 벌였다. 특히 1974년 4월 유신정권의 긴급조치에 의해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이하 민청련) 사건으로 제적당한 그는 1994년 8월 25년만에 서울대를 졸업하게 된다. 한편 부인도 노동 운동을 하다 만난 현 설난영씨이다.

그는 “당시 아내는 금속노조 영등포지부 한일도루코 여성부장이었고 나는 구로공단 세진전자노조의 청년부장으로 있을 때 처음으로 만났다”며 “80년대 신군부 초반 5·17 전국 비상계엄령이 내려지고 삼청교육대가 군부대에 설치되면서 나도 수배를 당해 집사람 집에 피신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계엄이 끝난 후 결혼했다”고 연애담을 소개했다.재야출신에 야성이 강한 김 의원이 보수색채가 강한 한나라당 옷이 잘 맞는지 궁금했다.그는 “사실 이재오 박계동 배일도 등은 운동가 출신으로 불편한 점이 없고 민주계와는 친한데 민정계에는 관리가 많아선지 이질감을 느낀다”며 “당 생활도 12년으로 박근혜 대표보다 고참이지만 운동권 생리때문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노동법 날치기 ‘후회’

나아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96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가 가장 부끄러운 일이라며 당론을 위배하고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김 의원은 “96년 새벽에 통과시킨 노동법 날치기에 가담한 게 가장 부끄러운 일로 당시 노동운동가인 김문수 네가 그럴 수 있느냐는 비판을 많이 받았고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다”며 “당시 초선으로 당론을 위배하더라도 막을 수 있는 정치적 성숙성이 부족했다”고 고백했다.반면 그는 학교급식법을 3번이나 개정하고 결식아동을 위해 예산확보를 했다는 점에 대해선 스스로도 대견하게 생각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정치인으로서 꿈을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북한을 잘 살게 만들기 위한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피력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2천만 동포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도와줘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중국의 고속 성장이 부담스럽지만 대한민국의 성장속도를 향후 10~20년간 높여서 GNP의 20%를 북한에 떼내서 도와줘야 한다”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내놓았다.도지사 출마준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김 의원. 더 바빠질 2006년을 맞이해 특히 가족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숨기질 않았다.그는 “제가 선공후사(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사(公事)나 공익(公益)을 앞세움)가 집안내력이자 원칙이다. 집안도 잘 돌보지 못하고 돈도 많이 벌어주지 못하지만 우리가 노력함으로써 세상이 밝아지고 따뜻해진다는 보람을 가지고 정치를 하고 있다”며 “정계를 떠날 때까지는 잘 못할 것 같아 가족들에겐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 경기도지사 출마 주요 공약사항“수정법 폐지하고 사통팔달 경기도 만들터”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며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는 법안을 비롯해 경기도를 교통, 환경, 교육, 노인복지, 문화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공약들을 내놓았다.그의 주요 공약으로는 ▲ 수도권 발전을 저해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페지하고 수도권의 종합적 성장을 관리하는 대체입법 추진 ▲ 사통팔달 경기도를 위해 도 전지역 1시간 내에 이동 가능하도록 광역교통망 구축 ▲ 팔당상수원 보호구역 7개 시·군의 중복규제를 철폐 ▲ DMZ에 평화특구 만들어서 세계적인 평화·인권·생태 관광의 메카 조성 ▲ 치매·중풍 노인 생활보호대상자, 차상위계층 전액 무료 간병, 치료 ▲ 평택항 배후에 종합물류단지 건설하고 평택·오산·화성을 중심으로 하는 서해안벨트에 대중국전진기지 구축 등을 약속했다.이밖에도 김 의원은 팔당상수원 보호구역내 중복규제를 철폐, 자립형 사립고 20개 육성, 특히 젊은 맞벌이 부부를 위해 0세부터 3세까지 영유아 보육을 집중 지원하는 One-Stop 출산·보육 시스템을 구축해 엄마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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