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1915년 일제에 의해 강제 철거됐던 '돈의문(敦義門)'이 디지털 기술로 복원돼 104년만에 시민에게 돌아온다. 

서대문이라 불리는 돈의문은 1396년 완성된 후 수차례 중건을 거치다 1915년 일제강점기에 도로확장을 이유로 철거됐다. 조선시대 한양도성 4대문 중 서쪽 큰 문이었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이 문이 최신기술의 힘을 빌려 복원됐다. 

서울시는 문화재청·우미건설·제일기획과 함께 협력해 추진한 '돈의문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로 복원한 돈의문을 20일 공개한다. 

시는 이날 오전 10시 돈의문 옛터에서 '돈의문 IT 건축 개문식'을 개최한다. 강태웅 서울시행정1부시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 유정근 제일기획 사장 등이 참석한다. 

'돈의문 AR(돈의문 AR체험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정동사거리 주변에서 실행하면 과거 돈의문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시간대에 따라 4가지 이상 그림이 구현돼 돈의문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정동사거리 인도변에 설치된 무인안내기(키오스크)는 돈의문 역사와 복원 과정, 돈의문 AR체험 앱 설치 안내 정보를 제공한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 3층 규모 체험관이 문을 연다. 체험관을 방문하면 돈의문 축소모형(디오라마)과 과거사진 전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돈의문 가상체험 VR존'을 통해 돈의문 주변을 둘러보고 성곽에 오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번 복원작업을 위해 서울시·문화재청·우미건설·제일기획은 지난해 12월 '문화재 디지털 재현 및 역사문화도시 활성화' 협약을 맺고 9개월간 돈의문 복원 작업을 해왔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총괄 기획을 맡은 가운데 우미건설은 예산지원을, 제일기획은 증강현실 복원 작업과 체험관 제작을 담당했다. 

문화재청 자문위원인 김왕직 명지대 교수, 단청 전문가 정병국 동국대 교수 등 학계 전문가, 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 등도 복원에 참여했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과거의 역사를 현대의 기술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복원 작업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며 "돈의문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문화재와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체험자원, 관광자원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