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권시장’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의 상승세가 유난히 돋보인다. ‘부동의 1위’자리를 고수하던 고건 전 총리는 물론이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뒤지던 인기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의 인기상승은 청계천복원공사 덕분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 시장을 졸지에 뜨게 만든 청계천복원은 과연 누구의 아이디어일까. 이 ‘행운’의 아이디어가 이 시장 본인이 아닌 이 시장의 부인 김윤옥 여사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1980년대 중반 이 시장 부부가 파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흐르는 센 강을 바라보던 김 여사가 무심코 던진 말에 이 시장은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 있는 청계천도 이 센 강처럼 개발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휴식처도 생기고 볼거리도 많을테고…” 바로 이것이 청계천복원의 원천이었다. 최근 이 시장과 관련된 비화들로 가득 채워진 책이 출간되어 화제다. 기자 출신으로 유명한 작가 이정규씨가 집필한 ‘황소 이명박(도서출판 밝은세상)’이 그것이다. 이씨는 이 책에서 청계천 공사를 반대했던 부근 상인들과 담판을 벌인 사연, 동대문운동장내 노점상촌 운영, 양윤재 부시장의 검찰 수사 뒷 얘기 등에 얽힌 비화들도 상세히 소개했다. 또 외국의 유명도시들을 돌아보는 한편, 복지정책을 가장 잘 펼친 시장으로 유명한 라구아디아 미국 뉴욕시장을 벤치마킹하기도 하는 등 서울시장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이 시장의 노력과 인간적인 고뇌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의 인연, 흑금성 사건, 리눅스 창시자 토발즈와의 만남도 읽을거리. 이씨는 단순히 자잘한 일화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특종기자 출신답게 시원하고 날카로운 나름의 분석도 곁들여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현역기자출신 소설가로 유명한 이씨는 경향신문 기자, 민주일보 사회부 차장, 일요신문 사회부장을 거쳐 현재 일요서울 편집인 겸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초록빛 모자의 천사’와 북파공작원의 실상을 그린 ‘돼지들’, 북한 핵 문제를 다룬 전쟁소설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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