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잘사는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 “노사의 상생 협력”,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이 대목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8.15 광복절 74주년 기념사에서 밝힌 내용 중 일부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8.15 기념사에서 천명한 과제들을 실천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정치의식에서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 지난 2년 반 동안 보여 준 것과는 전혀 다른 발상이 따라야 한다.

문 대통령은 “함께 잘사는 나라”를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최저임금 과대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채택 등 ‘소득주도성장’ 강행으로 경제를 침체국면으로 몰아넣었다. ‘함께 못사는 나라’를 만든다는 원망을 샀다. 문 대통령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주저 없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중국·러시아에는 할 말도 못하는 등 당당히 맞서지 못하면서도 일본에 대해선 안 할 말도 하는 등 양국관계를 덧들였다. 대한민국은 문 대통령 치하에서 누구나 흔들 수 있는 나라로 밀려났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아무나 흔들 수 있는 대한민국”이라고 꼬집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표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문 대통령에 의해 마구 흔들리는 나라가 됐다”고 개탄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북한·중국·러시아에 대해 할 말은 함으로써 대한민국을 흔들지 못하도록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라고 밝혔다. 일본은 경제 대국 답지 않고 소갈머리 없는 경제보복 조치를 하루빨리 철회하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도 양국을 협력의 길로 유도하기 위해선 지난날과 같은 자극적인 반일 발언을 삼가야 한다. 그는 3.1운동 때 일본의 “75,000여 명 조선인 살해”, “친일청산이 정의의 출발”,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 등 거친 수사를 자제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8.15 기념사대로 일본과 “기꺼이 손을” 잡기 위해서이다.

문 대통령은 “노사의 상생 협력”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고 역설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노사의 상생 협력”은 노조의 불법·폭력 파업으로 무너졌다.

문 정부는 촛불시위 때 노조의 주도적 지원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내고 집권한 터이므로 노조에 빚을 졌고 그 탓에 끌려 다닌다.

노무현 정권 때 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교수의 지적대로 문 정권은 노동계에 선물 주기만 할 게 아니라 엄격한 준법 관리에 나서야 한다. 노조의 불법·폭력 파업을 다스리지 못하는 한 노사의 상생 협력은 기대할 수 없고 기업은 해외로 도망친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 추진을 비판하는 세력을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세력은 대화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그가 “김정은 수석 대변인”으로 절절매는 걸 나무라는 것이다.

도리어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는 친북이념에 사로잡힌 문 대통령 자신이 아닌가 싶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5월 4일부터 연이어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8차례나 자행했는데도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북한에도 꾸짖을 건 당당히 꾸짖어야 한다.

문 대통령이 8.15 기념사를 통해 밝힌 국정과제를 실천하기 위해선 지난 2년 반 동안의 좌편향 국정 방향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심기일전하지 않는다면 8.15 기념사는 빈말이 되고 만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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