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0 예산 편성안 당정협의회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0 예산 편성안 당정협의회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당정은 513조 원대에 이르는 2020년도 예산안 편성에 있어 확장적 재정운영 기조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일본의 수출규제 대책, 경제 활력 제고와 민생 지원, 국민 안전 강화를 중점으로 해 예산을 적극 편성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6일 국회에서 ‘2020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를 개최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 자리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도걸 기재부 국가예산총괄심의관, 양충모 기재부 산업예산심의관 등이 함께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내년에는 강한 의지를 담아 최대한 확장적 기조로 편성코자 했다”며 “일시적 재정적자 확대를 감내해도 예산을 충실히 실행해나가며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예산은 경제성장과 혁신성장 가속화, 포용성 강화 등 포용국가 기반 공고화, 국민 편익 및 안전 제고에 특별히 중점을 둬 편성코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은 공공일자리 등 확대, 기초생활보장제 사각지대 축소, 국민 취업제도 도입, 고교무상교육 등에 방점을 찍었다. 아울러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전면 착수,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확대 등 국민 편익과 안전 관련 투자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띨 예정이다.

협의 후 브리핑을 진행한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우선 최대 경제 현안인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화 및 경쟁력 제고 예산을 대폭 확대해 2조 원 이상 반영하고 추가 상황 변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예비비도 증액 편성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당정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가칭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소재부품특별법, 국가재정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관련 예산은 산업·수송·생활 분야 핵심 배출원 저감 등을 위해 올해보다 2배 수준으로 큰 폭으로 넓힌다. 이에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저감 목표를 당초 2022년에서 2021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국가균형 발전 프로젝트 예산은 사업별 진행상황에 따라 기본 및 실시 설계비, 착공 소요 등을 충분히 반영해 내년부터 전체 33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개진한다.

신혼부부와 청년층에는 역세권 중심의 공공임대주택을 2.9만호로 확대 공급하고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 확대 등 주거 및 일자리와 자산형성 지원을 탄탄히 할 방침이다.

소상공인 경영안정화를 위한 예산 편성으로는 특례보증 공급 5조 원 확대, 신용·기술보증의 만기연장, 지역사랑상품권(2.3조→3조) 및 온누리상품권(2조→2.5조) 확대 발행 등이 있다.

아울러 2020년 3월 보육체계 개편에 맞춰 올해 종료 예정인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누리과정 지원을 위한 특별회계)를 3년 연장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국고 전액 지원을 유지하면서 누리교사 처우개선비를 종전 33만 원에서 36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당정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국고 지원을 1조 원 이상으로 대폭 증액해 2020년 보험료 예상수입의 14.0%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농업직불금 예산 2.2조 원 수준 확대 편성 ▲고교 무상교육·노인일자리·민생 SOC 예산 확대 등을 포함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러한 예산안 편성 기조에 공감하며 “내적으로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대외 경제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수출과 투자 역시 위축되고 있다”며 “저성장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지금은 재정이 매우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야권의 장외투쟁을 겨냥한 듯 “지금은 장외에서 민심을 불안하게 하는 집회를 할 때가 아니라 국회 본연의 역할에 힘과 지혜를 쏟아야할 때”라며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러한 내용의 2020년도 예산안을 이번 주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달 3일 국회에 낼 방침이다. 또 2019~2023년까지의 국가재정운용계획도 더불어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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