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족 지적은 겸허히 수용해"
"日민간·지자체 교류 신중히 추진"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앞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 일부 차로가 통제된 가운데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며 지나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광화문과 대한문 인근 세종대로, 사직로, 율곡로 등 일부 구간 교통이 통제된다고 밝혔다. [뉴시스]

[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서울시는 26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 일정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 황인식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현재로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일정을 포함한 기존 계획 등을 일정 변경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는 행정안전부(행안부)와 시민단체, 시민 등과 소통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황 대변인은 "행안부가 대시민 소통 부족과 우회도로 개설 등에 대한 추가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만큼 시는 다양한 방식으로 대시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행안부와 지속적인 실무 접촉을 통해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변인은 "지난 4년간 광화문포럼과 광화문시민위원회까지 100여차례 논의를 했지만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다양한 경로의 의견 수렴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대변인은 "다양한 통로로 시민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 만들 것"이라며 "시민 중심의 광화문 광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 21~22일 시민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여했다. 지난 23일에는 7개 환경단체를 만나 광장조성 계획을 소개하고 직접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도 가졌다. 27일에는 거버넌스 조직인 '광화문시민위원회 시민참여단' 170여명을 대상으로 워크숍이 열린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놓고 서울시와 행안부의 갈등은 지난달 30일 다시 촉발됐다.

행안부는 서울시에 지난달 30일 1차 공문에 이어 이달 10일 2차 공문을 보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제동을 걸었다. 

행안부는 2차 공문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관련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시민 등의 폭넓은 이해와 지지, 시민단체, 전문가의 참여 속에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며 "전반적인 사업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협조 요청에도 서울시가 별도의 국민과 시민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 없이 세종로 지구단위계획변경고시 절차를 진행한 것을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선행조치 없이 임시우회도로 공사, 실시계획인가 등 추가적인 절차를 진행할 경우 정부서울청사 편입토지 및 시설물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시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시는 지난 8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시는 최선을 다해 행안부의 의견을 경청하고 사실상 대부분의 요구를 수용해 실무적인 반영이 이뤄졌다"며 "행안부가 공문까지 보내서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또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함에 따라 일본 민간단체 및 지자체와의 교류를 신중하게 이어나갈 계획이다. 

황 대변인은 "시는 아베 정권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엄중한 상황에서 일본의 민간단체 및 지자체와의 교류 중단까지도 염두에 두고 신중한 검토에 나섰다"며 "그간 중구청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베 정부와 일본 사회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양심적인 민간 차원의 건전한 교류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계속돼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며 "시는 앞으로 검토를 통해 일본 민간단체 및 지자체와의 교류를 신중하게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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