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여야는 29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와 정무위원회는 이날 각각 전체회의를 진행한 뒤 청문회 일정에 들어선다.

두 후보자의 청문회는 별 다른 소란 없이 치러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8·9 개각’에서 지명된 여타의 후보자들에 비해 제기된 의혹이 적기 때문이다.

특히 농식품해양수산위는 지난 21일 청문회 일정을 확정했다. 다른 상임위에 비해 신속히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 후보자가 순탄히 장관직에 오를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다만 김 후보자는 일부 농민 단체로부터 ‘적폐 관료’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김 후보자는 1987년 공직에 들어서 30년 이상 농식품부에서 근무했다. 식량정책과장, 유통정책과장, 식량정책관, 식품산업정책관, 대변인, 농촌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차관보, 차관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초대 차관으로 일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공익형 직불제’ 개편에 앞선 인물로 알려졌다.

농식품해양수산위에 쟁점으로 여길 만한 정치적 현안이 없는 만큼 청문회에서는 공익형 직불제 개편, 양파나 마늘 등 주요 작물의 가격 폭락 문제, 세계무역기구(WTO) 내 개발도상국 지위 배제 문제 등 정책 관련 질의와 후보자의 자질 검증을 주로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유한국당에서는 ‘관테크’와 ‘병역 면탈’ 의혹을 제기했다.

이양수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공무원 특별 분양을 통해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획득했으나 이곳에 실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내놓았다. 이를 통해 재산을 불렸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김 후보자 측은 이에 “해당 주택 입주 시기는 2014년이었는데, 김 후보자가 2012년에 과천에서 세종으로 내려가게 되면서 시기상 입주할 수 없었다”며 “세종청사 근처에 거처가 필요해 대전에 위치한 오피스텔에 3년간 전세 계약을 맺고 입주했고, 그 사이 집이 필요했던 국무조정실 소속 한 사무관에게 전세를 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관으로 승진한 이후로는 관례에 따라 관사로 입주했다는 해명이다.

이와 더불어 김태흠 의원은 지난 27일 병역 면탈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행정고시를 이미 합격한 상태에서 ‘특수전문요원제도’를 악용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해당 제도를 이용할 경우 6개월 군사 교육 이수로 장교 복무가 인정된다. 

아울러 김 후보자의 장남은 병역을 면제받은 전력이 있다. 2010~2011년 병역 판정 검사가 연기된 후 2012년까지 4차례 재검 대상으로 꼽혔으나 2017년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구체적인 병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3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3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은성수 후보자의 경우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사회에 입문해 재경부 국제기구과장, 금융협력과장,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 세계은행(WB)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한국수출입은행장 등 국내외 금융 분야의 요직을 맡았다.

최근 거론되는 금융권 현안은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배제에 따른 금융시장 파장, 주요국 금리 하락으로 인한 파생결합상품(DLS·DLF) 투자자의 대규모 원금손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환율·주식시장 변동성 등이다.

또한 국내 주식시장 폭락, 가상화폐 법제화, 제3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 등은 물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질의도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공직자 출신인 은 후보자 역시 부동산 관테크 의혹에 휩싸였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은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세종 소재의 아파트를 분양 받은 뒤 실제 거주하지는 않고 2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획득했다.

이 의원은 “공무원 특별분양으로 소유권을 받아 실거주하지 않고 매입금액 대비 약 2억 원에 이르는 양도차익만 향유한 ‘공무원 특혜 재테크’ 사례”라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와 배치되며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소유에 관한 국민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은 후보자 측이 가족들의 정보공개 여부를 ‘미동의’로 처리해 원활한 청문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은 후보자의 자녀들이 이중국적을 소지하고 있다는 의혹이 대두됐다. 특히 차남은 은 후보자가 미국 유학 생활 중 태어난 것으로 여겨져 이중국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군 복무 기피 의혹까지 제기됐다.

은 후보자는 전날 참고자료를 통해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두 자녀 모두 이중국적 보유자가 아니며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라며 “1992년 3월 국외 유학 당시 배우자는 미국에 동반 출국하지 않고 국내에 체류하면서 차남을 출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장남은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로 지난 2014년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고 1992년 태어난 차남은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라고 밝혔다. 차남은 현재 미국 UCLA 대학원 재학 중으로 내년 9월 말까지 입영을 연기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