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권상실 역사기억 위해 조성…29일 역사탐방

[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서울시가 29일 한일병탄조약이 체결된 '한국통감관저 터'부터 서울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설치된 남산 '조선신궁터'까지 1.7㎞ 거리의 국치길 조성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국치길은 한일병탄조약이 체결된 '한국통감관저 터'에서 시작한다. 이어 김익상 의사가 폭탄을 던진 '한국통감부 터(왜성대 조선총독부 터)'와 '노기신사 터', 청일전쟁에서 승전한 뒤 일제가 세운 '갑오역기념비', '경성신사 터'를 거쳐 '조선신궁'에 이른다. 길 마지막에는 지난 14일 위안부 기림의 날 서울시가 설치한 서울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만날 수 있다.

시는 이번에 '길'을 형상화하고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한글 자음 'ㄱ' 모양의 로고를 국치길 보도블록 곳곳에 설치했다. 시민들이 국치길을 따라 걸으며 'ㄱ'자 로고를 보는 것 자체로 치욕스러웠던 시대의 감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시는 오랜 기간 동안 시민에게 드러나지 않은 채 위락 공간으로 인식돼 온 남산 예장자락 공간의 특성을 고려해 국치길의 각 역사 현장에 'ㄱ'모양의 스탠드형 안내 사인도 설치했다. 

시는 29일 오후 3시 독립유공자 후손, 시민들과 국치의 현장을 함께 걷는 역사탐방 '국치일에 국치길을 걷다'를 연다.

행사의 1부는 역사탐방로 개막식, 2부는 현장답사로 진행된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위원장, 이종걸 국회의원과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 조소앙 선생의 손자 조인래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과 시민들이 함께 한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완성된 국치길이 역사의 아픈 상처를 시민들이 직접 느끼고 기억하며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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