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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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청와대는 29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한미가 이견을 보이는 만큼 한미관계 균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아무리 동맹 관계이고 관계 우호 증진을 시켜야 하는 부분이어도 자국의 이익, 또 대한민국 국민들의 이익 앞에 그 어떤 것도 우선시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 나라는 자국의 이익 앞에 가장 최선을 다하게 돼 있다”며 “미국은 미국 나름의 입장에서 자국의 시선으로 사안을 바라볼 것이고 한국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이 같이 전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전날 오후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가진 면담 자리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 비판 자제 요청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미 공조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핵심관계자는 “그런 우려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더더욱 많은 (미국과의) 소통들을 통해서 이해시킬 것”이라면서 “마음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안보, 경제, 외교 모든 분야에서 빈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일본을 향한 비판 기조를 견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독일의 사례를 거론하며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은 현재의 역사 앞에서 얼마나 정직한지에 대해 다시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독일이 과거에 대해 진솔하게 반성하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 시시때때로 확인하며 이웃 유럽 국가들과 화해하고 협력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나라가 되었다는 교훈을 일본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고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1970년에 바르샤바 유배 추모비 앞에서 나치 대학살에 대해 온몸으로 사죄한 바 있다”며 “독일 외무부 장관은 폴란드에서 열린 바르샤바 봉기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폴란드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왔다고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9월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기념식에 참석 예정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는 독일과 달리 일본은 ‘과거사에 정직하지 않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핵심관계자는 앞으로의 한일 관계와 관련해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일본에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며 “우리 정부로선 계속 외교적 방법으로 풀자고 공개, 비공개적으로 여러 번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또 “일본과의 관계는 정치적인 부분과 경제, 투 트랙으로 가야하고 분리돼야 한다”면서 “외교적으로 대화로써 (한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함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시적인 변화가 있지 않은 상황이라 ‘무엇을 변화시키겠다, 어떻게 손을 내밀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차세대 국산 잠수함 건조 등을 통한 자주국방 역량 강화를 발언한 것에 대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우리 힘으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모든 나라의 공통된 사안”이라고 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이번 지소미아 결정으로 안보상 어려움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안보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국도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풀이가 제기된 것에 대해선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 아니라 원론적 차원의 언급”이라며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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