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평가가 취임 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8월19~23일 전국 성인 2512명을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특히 20대와 50대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당연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대학입학과정을 보면서 20대가 느끼는 열패감이 상당함을 조사결과로 알 수 있다. 과거 최순실의 딸 정 씨의 이대 입학 관련 부정입학 논란으로 젊은층이 분노했다면 이번 조 후보자의 딸은 합법적으로 입학했음에도 불구하고 20대가 분노하고 있다.

조국 후보자를 옹호하는 진영에서는 ‘불법적인 정황이 없는데 왜 문제냐’며 반박하고 있다. 불법과 합법의 문제는 검찰 손으로 넘어갔다. 문제는 계층 간 갈등이다. 조 후보자가 그동안 사회에 던진 말들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외쳤는데 그게 내로남불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는 2012년 자신의 트위터에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면서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며 출혈경쟁하지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을 만드는 데 힘을 쏟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은 ‘용’이 되는 것을 보이지 않게 묵인했다. 20대가 분노하는 이유다. 어느 청년이 개천이 깨끗해진다고 해도 붕어나 개구리, 가재로 살고 싶겠는가. 더 잘 먹고 잘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사회 리더로서 마땅하나 최소한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50대의 부모가 느끼는 분노는 20대와는 차이가 있다. 일단 계급 간 느끼는 감정 결이 다르다. 조 후보자처럼 0.01%에 들어가 있는 50대 학부형은 전혀 문제 의식이 없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말하는 여권 인사들이 이에 해당된다. 대한민국 상층부 10%에 들어가는 50대 학부형 역시 비슷한 감정이다. 단지 가진 자들이 더 가진 자를 질투하는 정도다.

문제는 90%에 해당되는 서민층과 중산층이다. 이 중에서 서민층은 분노 자체를 표현하지 않는다. ‘그들만의 리그’이자 ‘그들만의 세상’이다. 여론조사에서 질문을 해도 답변 자체를 거부한다. 알고 싶지도 않고 알아봐야 짜증만 난다. 스카이 캐슬의 시청률이 높았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분노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들은 50대 중산층이다.

대학 나와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다. 자식도 많아야 둘이고 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래서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정보와 돈의 한계다. 부부 둘 중의 한 명은 자식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 챙겨주는 사람도 없다. 있다면 다 돈이다. 정보도 돈이다.

조국 후보자처럼 고위공직자, 대기업 사장, 부동산 재벌, 졸부 등 ‘모든 사람들로부터 친절하게 대우를 받는’ 정도가 안 되는 50대 중산층은 그래서 화가 난다. 주위에 알고 있는 돈 있는 사람들 다수가 어떻게 자식들을 유학 보내고 SKY에 보냈는지 안다. 그리고 그들은 솔직하게 돈으로 보냈다고 말한다. 그래서 남의 자식이지만 SKY에 갔어도 분노하지 않는다.

그런데 조국 후보자는 다르다. 서울대 나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다 섭렵하고 교수가 돼 말과 책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사회의 정의를 부르짖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무엇이 문제이고 왜 분노를 느끼는지 모르는 모습이다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고 가진 수십억 원어치 채권을 몇 일 만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오히려 이런 모습이 힘들게 중산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초라하게 만든다. 이제 조국 후보자는 2050세대의 분노를 곱씹어 봐야 한다. 물러나고 말고는 차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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