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뉴시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브라질 정부가 주요 7개국(G7)이 마련한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 진압 지원금을 거부했다. 4주째 아마존의 화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브라질 당국은 아마존의 화재는 통제 가능한 상황이라며 세계 정상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 27(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오닉스 로렌조니 브라질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라질 매체 글로보와의 인터뷰에서 고맙지만 그 돈은 유럽 산림 재건에 더 적합하다며 조롱했다.

로렌조니 비서실장은 지난 4월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를 언급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예측 가능했던 세계문화유산의 화재도 피하지 못했는데 우리에게 교훈을 주려고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브라질은 어떤 나라든 열대 숲을 보호하는 방안을 가르칠 수 있다며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은 유럽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G7 정상회담 의장국인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변화 문제와 함께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아마존 화재를 국제적 위기라고 표현하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마크롱 대통령은 26G7 정상회담 폐막 기자회견에서 아마존의 화재 진압과 열대우림의 보호를 위해 G7 정상들이 소방용 헬기 구입 등을 위해 2200만 달러(266억 원)의 기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금은 즉시 브라질 정부에 제공될 예정이며 특히 프랑스는 화재 진압을 위한 군사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관련 내용이 공개되자 프랑스 대통령이 아마존 지역 국가에 비합리적이고 불필요한 공격을 한다면서 “G7 동맹을 앞세워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 식민지 시대의 사고로 이웃 나라의 내정에 간섭한다는 비판이다.

유럽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며 큰소리를 쳤지만 위기에 몰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다급한 물밑 작업을 벌이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25일 트위터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24브라질이 화재 문제를 넘기지 못한다면 유럽연합(EU)-메르코수르자유무역협정(FTA)을 승인하기 어렵다며 위협했다. 이번 EU-메르코수르 FTA를 통해 세계 무역 강국으로 거듭나겠다고 자부하던 브라질 정부로서는 큰 위기다.

핀란드 재무장관은 “EU는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은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이다. 300만 종의 동식물의 서식처이며 100만 명 원주민들의 터전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지난 21올해 브라질에서 7300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018년 동기 대비 약 83%가 늘어났다""화재 사건의 절반 이상은 아마존에서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브라질에서는 경제 발전을 위해 아마존의 벌목과 개간을 눈감아 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방치했다며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