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혐의 일부 ‘인정’, 양현석은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했다” 되풀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뉴시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YG엔터테인먼트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매일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약 스캔들로 위기를 겪다가 이제는 해외 원정 도박 의혹까지 번지고 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와 승리(본명 이승현) 얘기다. 승리는 828버닝썬 사태로 검찰에 송치된 지 65일 만에 경찰 조사를 다시 받았다. 경찰은 이들의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YG엔터테인먼트 본사를 5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결국 승리는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다.

승리, ‘버닝썬 사태검찰 송치 후 65일 만에 경찰 조사

양현석,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 이번이 처음

앞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이하 지수대)광역수사대, 강남경찰서는 양 전 대표와 소속 가수 등을 대상으로 각종 혐의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지수대는 양 전 대표와 승리가 해외에서 원정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814일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이어 17일에는 혐의 규명을 위해 YG엔터테인먼트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5시간에 걸친 압수수색 끝에 박스 2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 전 대표는 환치기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에서 수 차례에 걸쳐 수십억 원 규모의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와 함께 현지에서 외화를 빌린 뒤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한 혐의인 것이다.

환치기는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서 계좌를 만든 뒤 한 국가의 계좌에 돈을 넣고 다른 국가의 계좌로 돈을 빼내는 외국환 거래로, 불법 외환거래 수법에 쓰인다.

특히 경찰은 이 과정에서 YG 미국 법인 등 회삿돈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승리. [뉴시스]
승리. [뉴시스]

승리혐의 한두 개 아냐

승리는 지난 625일 다수 혐의로 경찰에 송치됐다. 성매매 알선, 성매매, 변호사비 관련 업무상횡령, 버닝썬 자금 관련 특경법상 업무상횡령, 증거인멸교사, 성폭력특별법(카메라등이용촬영)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몽키뮤지엄 무허가영업) 등이다.

이 중 성매매 알선은 승리의 주요 혐의 중 하나다. 당시 경찰은 승리가 지난 201512월부터 20161월경까지 대만인 일행 및 일본인 사업가 일행, 홍콩인 일행 등을 상대로 수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등이 자신의 비서 대포통장 14개를 이용해 린사모에게 56600만 원을 인건비 명목으로 허위지급하고, 브랜드사용료 명목으로 52800만 원, 몽키뮤지엄 변호사비 2200만 원 등 약 112000만 원을 횡령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 외에도 가수 정준영(구속)과 최종훈(구속)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고, 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이후 단톡방 인원들에게 휴대전화를 바꿀 것을 지시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는다. 자신이 운영했던 술집 몽키뮤지엄 무허가영업에 대한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승리,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조사 받아

승리는 828일 버닝썬 사태로 검찰에 송치된 지 65일 만에 다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이날 오전 956분경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수대에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등장했다. 승리는 포토라인에 서서 성실한 자세로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승리는 도박 자금을 얼마나 썼나”, “도박 자금은 어디서 마련했나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 채 급히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횡령 혐의로 마지막 경찰 조사를 받은 지는 118일 만이다.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조사를 받은 승리는 지수대에서 나와 거론되고 있는 모든 의혹들에 대해 사실 그대로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다른 조사들에서도 성실하게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면서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도박 혐의를 인정했느냐”, “환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최근 양 전 대표를 만난 적 있느냐등의 추가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다만 승리는 이날 조사에서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치기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현석은 23시간 조사

성매매 알선 혐의도

다음 날인 829일 양 전 대표도 경찰에 출석했다. 지수대는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양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양 전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출석 조사를 받는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양 전 대표는 829일 오전 952분경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지수대에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변호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양 전 대표는 포토라인에 서서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사실관계에 대해 경찰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른 시간부터 몰려든 취재진은 승리는 상습 도박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같은 입장인가”, “환치기 혐의를 인정하는가”, “도박 자금이 미국 법인을 통해 마련됐다는 의혹이 맞느냐등의 질문을 했으나 양 전 대표는 수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조사실로 들어갔다.

양 전 대표의 경찰 조사는 이날이 약 두 달 만이었다. 지난 627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것. 다만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다.

밤샘조사를 받은 양 전 대표는 30일 귀가했다. 오전 832분경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왔다. 23시간에 가까운 조사를 받은 것이다. 다소 피곤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양 전 대표는 오늘 조사에서 어떤 걸 소명했는지 묻는 질문에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사실관계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상습도박, 환치기 혐의 둘 다 부인했나라고 취재진이 묻자 조사 전과 같이 경찰조사에서 성실하게 답변했다고만 되풀이했다.

도박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성매매 알선 혐의 인정했나”, “국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49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 출신 금융업자 일행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도 불구속 입건된 상태였다.

말레이시아 금융업자인 조로우(로택 조) 일행에게 서울 강남 소재 유흥업소에서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이날 자리에는 가수 싸이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조로우 일행과 국내 유흥업소 여성 10여 명이 유럽 여행을 떠났는데 여기에 YG엔터테인먼트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819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양 전 대표의 성매매 알선 등 혐의에 대해 계좌 분석 등 과정이 아직 남아있으나 (공소시효 문제가 있어) 빨리 끝낼 예정이라며 소환 조사가 되면 이 부분도 (원정도박 의혹 등과 함께) 같이 심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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