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 속내 두고 논란 
KCGI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 속내 두고 논란 
  • 신유진 기자
  • 입력 2019-08-30 18:37
  • 승인 2019.08.30 18:53
  • 호수 1322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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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에 아시아나 카드 '약발' 먹히나
[출처: 금호아시아나그룹]
[출처: 금호아시아나그룹]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두고 인수전에 참가할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과 대치 중인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 대표 강성부)도 인수전에 동참하면서 업계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KCGI가 실제로 인수에 나서는 것이 아닌 한진칼과의 경영권 경쟁을 의식한 ‘국면 전환용 카드’를 꺼내 든 것이 아니냐고 해석한다. 또한, 한진 오너 일가에 대한 압박뿐 아니라 더 ‘큰 그림’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전, 자금난 돌파구?…관심 끌기 ‘이슈몰이’
항공업계 장악 목소리도… 공정위·정부 규제에 “현실적 불가능”
 

‘강성부 펀드’로 불리기도 하는 독립계 사모펀드 KCGI가 뜬금없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강 대표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두고 항공업 위기의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가 혼란 속에 있는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수 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아시아나 항공 인수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항공업계를 장악하려는 의도’인지,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이슈몰이’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이미 한 달여 전 아시아나항공 투자설명서를 받아 검토했다. 이어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다음달 초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상황을 보면 KCGI는 인수 필요 자금을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재무적 투자자(FI, Financial Investors)다. 이러한 이유로 단독 입찰은 불가능하므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전략적 투자자(SI, Strategic Investors)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 ‘백기사’ 델타항공 견제 전략?

사모펀드가 대기업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드는 상황은 보기 드문 모습이다. KCGI의 경우 한진칼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고 현재 지분 15.98%를 보유하면서 2대 주주로 있다. 지분을 늘리면서 주가는 크게 뛰었다. 하지만 지난 8월 델타항공이 한진칼의 백기사로 등장하며 지분 5.13%를 보유하게 됐다. 6월 초 4만 원대에서 지난달 29일 기준 2만9000원 수준까지 떨어지며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높은 단가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던 KCGI는 주가가 떨어진 만큼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혔다. 한진일가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포기할 경우 손실 또한 막대해져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뿐 아니라 KCGI의 상황도 좋지 않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KCGI는 자금난을 겪고 있어 대형 증권사와 맺은 주식담보 대출의 연장을 거부당하면서 비교적 금리가 높은 중소 증권사나 저축은행에서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의 경쟁사인 ‘아시아나 항공’ 카드를 꺼내 기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면서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주가가 많이 내려가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다른 추진 전략으로 아시아나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영 악화 속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려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KCGI의 경우 공공연하게 인수 검토 의지를 알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실질적인 인수전 참여보다 자금 동원력이 충분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또 다른 이유로 국내 항공업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국내 항공업은 대형 항공사뿐 아니라 저가 항공사도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공급량이 수요량을 앞지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항공업은 실적 부진에 놓여 있는 상황이며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로 인해 한·일 갈등도 심화되면서 자국민들의 일본 여행 보이콧과 중국 신규 취항 불허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000억 적자에 인수는 ‘무리’

악조건 상황 속 국내 항공업을 좌지우지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올 2분기 각각 1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LCC(저비용항공사)의 대표 제주항공도 5년 만에 적자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다.

이에 강성부 대표는 항공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제한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선조정 등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속내가 무엇이든 간에 KCGI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장악이라는 큰 꿈을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받는 배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에서 불허를 받을 가능성이 큰 것이 그 근거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원매자에게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기 위해 기업결합 신고가 필수다. 이는 국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때문으로 특정 기업이 다른 상장사의 지분 15% 이상 보유 시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또한, 현재 국내 대형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2개뿐이어서 독과점이 불가피해 정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 속 KCGI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유진 기자 yjsh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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