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는 책으로만 만나던 무형유산을 다채롭게 경험하는 축제다. 유·무형 유산을 함께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인류무형문화유산 시리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올해로 2회째 맞이하는 행사로 지난해 1만 5천여 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1회에는 세계가 주목한 우리 유산의 가치에 초점을 두었다면 2회 째 열리는 행사에서는 대를 이어 겼던 문화생활에 초점을 맞춰 후손들이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데 중점을 두었다. 행사는 무형문화유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전승자의 무대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들이 재해석한 창작무대와 몸으로 익히는 체험 프로그램까지 다각에서 조명한 무형문화유산 성찬이 펼쳐진다. 독특한 한국적 미학은 물론 시대상까지 엿보는 ‘원형무대’에서 과거에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창작무대로 이어진다. 

올해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처용무, 영산재, 강강술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았다. 500년 이상 제주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한 해녀굿, 통일 신라부터 1,100여 년이 넘도록 왕실의 평화를 기원한 처용무, 영혼의 극락왕생을 비는 영산재, 여성들의 놀이이자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용병술로도 활용된 강강술래를 재현한 무대는 독특한 한국적 미학은 물론 시대상을 엿보는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이 밖에도 친절한 해설이 더해진 종묘제례악을 비롯해 추석주간(9.14~15)에는 강강술래, 강릉단오제, 줄타기 등 민속문화를 오롯이 즐길 대형 놀이판이 마련된다. 

 무형유산의 가치는 시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데 있다. 과거로부터 전승된 유산에서 나아가 오늘의 문화 현상을 담아낸 창작무대가 이목을 끈다. 1970년대 중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중흥했던 음악스타일로 도회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팝, 스무드 재즈, 펑크, 소울 등 다양한 장르 음악이 범주에 들어간다. 시티팝으로 주목받는 가수 김현철에 의해 재해석된다. 그에게 아리랑은 ‘공존과 공감’이다. 시대를 앞선 세련미를 추구해 온 그가 데뷔 30년 만에 처음 시도하는 아리랑 컨템퍼러리 갈라 콘서트 ‘아리랑 트리뷰트’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장영규의 판소리 실험 또한 놓칠 수 없다. 록밴드 씽씽에 이어 프로젝트팀 이날치로 판소리의 새로운 장르를 연 그가 현대무용을 접목한 ‘첨벙청벙 수궁가’로 또 한 번 변신한다. 또한 전위음악가 박재천을 중심으로 세계무형유산들과 함께하는 월드 시나위 역시 기대를 모은다. 스페인(플라멩코), 아르메니아(두둑 두둑: 플롯 형태의 아르메니아 전통 목관악기 ), 대만(경극), 몽골(후미 후미: 몽골의 전통창법으로 새의 소리를 모방한 2개의 다른 목소리를 낸다.  ) 등 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 속에서 탄생한 무형유산들이 특별한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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