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여야 간 청문회 일정 합의가 무산되면서 직접 발언대에 섰다.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서울 영등포 국회에 나와 시간 제약도 없고, 질문의 주제도 한정하지 않는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조 후보자를 둘러싸고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간담회장은 많은 취재진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요서울은 간담회 내용 가운데 그간 집중적으로 다뤄졌던 의혹에 대한 조 후보자의 일문일답을 담았다.

조 후보자의 의혹 가운데서 가장 큰 논란을 샀던 것은 자녀의 ‘금수저 스펙 쌓기’와 ‘황제 장학금’이었다. 그의 자녀가 스펙을 쌓는데 ‘금수저’라는 배경이 뒷받침됐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급 상태서 장학금을 받은 사실 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도마에 올랐다.

입시 문제는 우리 사회의 역린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고, 대학가에서는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따끔한 비판이다"라며 “그 당시에 적법, 합법이었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 비하면 나나 우리 아이가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한다”고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 다음은 간담회의 주요 내용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09년에 딸이 의학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가 되면서 입시에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그 당시에는 그 과정에서 상세히 알지 못했고 최근 검증 과정에서 확인하게 됐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그 학부형 참여 인턴십은 나나 내 배우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시 우리 아이가 재학 중이었던 고등학교의 담당 교사가 만들고 그 프로그램에 우리 아이가 참여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 교수님에게 제1저자 (등재) 문제에 대해서도 나나 어느 가족 누구도 연락한 바 없다.

-고등학교 1학년이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는 상황이 법적 문제를 떠나 평범한 상황이라고 보나.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고등학교 딸 아이가 고등학생이 제1저자로 돼 있는 것이 의아하다고 나도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그 논문의 책임저자였던 교수가 인터뷰한 것을 이번에 보게 됐다.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것 같다. 당시 그 시점에는 제1저자와 제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연구 윤리가 갑자기 강화된 것이 아니라 당시 시점에는 그런 게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이상하게 보인다. 그렇지만 해당 교수님이 인터뷰한 것을 보니 거기서 우리 아이가 놀랍도록 열심히 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영어가 조금 잘 하는 편이다. 그 시험에 참석하고 난 후에 논문들을 참여한 연구원들이 연구 성과와 실험 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를 한 것 같다. 물론 이 문제는 지금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따라서 더 많은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알고 이번 검증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이 정도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받은 장학금 800만 원은 후보자의 딸을 특정한 장학금으로 알고 있다. 
▲나의 어떤 가족이든 동창회 장학금에 대해서 신청하거나 서울대 환경대학원 어느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내가 확인한 것은 우리 아이도 서울대 동창회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어떤 기준으로 (장학생이) 됐는지 내가 알지는 못한다. 장학금이 남아서 그랬는지 어떤 것인지 그 자체를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선정돼서 받았다. 

딸이 2학기에 휴학을 하게 됐는데,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조금 아팠다. 또 의전원으로 가게 된 상태에서 휴학을 하게 됐다. 그때 저는 사실 비로소 이 장학금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저희 아이에게 학교를 휴학하고 그러면 장학금을 반납해야 되지 않냐고 해서 저희 아이가 전화를 해 ‘반납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장학금 받는 사람이 왜 받는지도 모르고 수령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의혹이 제기된 후 딸에게 물어봤나.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저희 아이가 장학금을 받아 다른 아이가 받지 못한 것에 송구하다. 1학기 장학금을 받았을 때 알지 못했다. 변명이 아니라 내가 아이나 집안 문제에 소홀히 하는 남편이고 아빠였다고 솔직히 고백을 한다. 2학기 때 휴학을 하게 되면서 장학금 문제에 대해 내가 물어봤다. 그때 내가 알게 됐고 장학금 반납이 어렵다는 얘기를 동창회 측에서 듣고 확인한 것이다. 사유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그것은 검찰에서 수사를 할 것이라고 하고 있는데 아마 압수수색을 하든지 해서 나올 것이다. 

만약에 우리 아이가 신청서를 작성을 했다면 신청서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거짓말이 바로 드러날 것이다. 나나 우리 아이가 전화를 했다면 통신기록이 있을 것이다.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장학금도 비슷한데, 유급 유보를 위한 장학금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는지.
▲첫째, 이미 부산대 의전원에서 공식 발표를 했다. 그 장학금의 지급에 전혀 불법이 없었다는 점을 발표했다는 것을 확인해보면 될 것 같다. 둘째, 제가 그 아이의 장학금과 관련해서 내가 연락을 했다거나, 부탁을 했다거나 하면 문제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아이가 받은 장학금은) 장학금을 준 교수님이 자신의 선친께서 돌아가셔서 선친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 사적으로 만든 장학금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성적과 관계없는 장학금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기회에 확인해보니 낙제를 해서 우리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려고 했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줬다고 그 분이 말하고 있는 것을 봤다. 물론 나는 다 잘했다고 얘기를 하는 게 결코 아니다. 상황이 마무리가 되게 되면 딸이 받은 혜택을 어디로 돌릴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부산대 의전원 유급 장학금과 관련해 부산의료원장과 만찬을 가졌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인지.
▲나로서는 다시 한 번 약간 어이가 없었다. 내 모친이 화가인데, 그날 그림을 의과 대학에 기부하고 행사를 한 뒤 사진을 찍었다. 이후 모임에서 만난 분들과 같이 밥을 먹었다. 노환종 부산의료원장과 밀실에서 밥을 먹은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있는 공개된 자리에서 참석한 사람들과 밥을 먹고 나는 서울로 올라왔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자리에서 장학금 얘기가 나올 수도 없고 장학금 얘기를 부탁한 적도 없다.

-딸 의혹이 불거졌을 때 후보자는 출근길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는 그런 해명을 해줬는데, 오히려 답변을 듣고 더 무력해진 국민들이 있었다. 
▲따끔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출근길에 그 말을 했던 건 우리 아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아예 부정입학이다’라고 비판과 질문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 부정입학이 불법이란 얘기 아니겠냐는 질문에 답한 것이다. 그와 별도로 나는 아무리 그 당시에 적법이고 합법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활용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 비하면 나나 우리 아이가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일이 다 마무리 되면 내가 후보에서 임명이 될지 안 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지만, 내 배우자가 투자하는 펀드나 우리 아이 장학금 등을 정리를 해서 흙수저 청년이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이든) 뭐든 간에 (그 돈을) 환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 그 마음이 위로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는 그 정도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이건 나의 거취 문제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도의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검찰에 압수수색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컴퓨터에서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나왔다. 주치의 선정에 후보자가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는지.
▲주치의 선정에 일절 관여한 적이 없다.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검증 차원에서 검증은 할지 몰라도 주치의 선정 그 과정에 민정수석이 개입하지 못하게 돼 있다. 청와대에서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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