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오자환·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 총 92억원 상당 판매

[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건강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인층을 대상으로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섞어 가짜건강식품 판매한 일당 31명을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저가의 한약제에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실데나필, 타다라필 등)을 섞어 가짜 오자환,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을 제조·공급·판매했다. 

시는 이들 중 2명을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부정식품제조 등의 처벌) 위반으로 구속했다. 순수한 약재로 만든 천연 자연식품이라고 판매한 전문 전화판매 일단 29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가짜 오자환 제조업자 A씨와 B씨는 한약 냄새만 내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쑥, 진피, 목향, 당귀, 감초 등과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혼합하는 방법으로 가짜 오자환을 제조했다. 한방에서는 오미자, 사상자, 복분자, 구기자, 토사자를 '오자'라고 해 자양강장에 효과가 있는 약재로 잘 알려져 있다.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은 옥타코사놀 성분이 1캡슐당 7mg이 함유됐다고 표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옥타코사놀 성분이 아예 없거나, 극소량인 0.05mg 정도만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옥타코사놀은 미강, 사탕수수에서 추출하는 성분으로 지구력증진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인 실데나필, 타다라필은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치료 효과의 변화, 심각한 부작용 발생 등의 우려가 있어 함께 사용할 수 없는 '병용금지 의약품'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은 가짜 오자환과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에서는 이를 혼합해 사용했다. 더욱이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에서는 조루증 치료제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실제로 가짜 오자환을 복용한 소비자들이 가슴통증, 두통, 복통, 얼굴홍조, 속쓰림, 피부 알레르기 등 부작용을 호소했다. 하지만 판매자들은 체질적으로 또는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니 꾸준히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득하면서 계속 판매했다.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을 추가로 소개해 판매하기도 했다.

판매자들은 또 오래전부터 TM(텔레마케터)일을 하면서 확보한 60~80대 노인층 남성들의 고객명단을 통해 전화 상담하면서 가짜 오자환이 당뇨, 혈압, 전립선, 방광, 발기부전 등에 도움을 주는 천연 자연식품이라고 소개했다.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은 외국에서 수입한 건강식품이라고 판매했다. 

제조·판매업자들은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제품에 제조업소명, 소재지, 연락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로 표시했다. 

이번 수사를 통해 적발된 제조·공급·판매업자들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송정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가짜 오자환, 가짜 옥타코사놀 플러스 제품을 구입하신 분들께서는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며 "전화로 정력제라고 판매하는 제품이나 무표시 식품, 정체불명의 의약품 등은 자칫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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