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세력, 뭉치지 않으면 안 돼... 한국당 중심으로 통합될 것”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한일 갈등, 조국 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을 거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이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한 데 대해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야3당이 모두 환영의 뜻을 보내면서 한국당은 정치적 고립 위기에 놓였다. 이에 일요서울이 추석을 맞아 김용갑 한국당 상임고문을 만나 현재의 한국당을 진단하고 보수 세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김병철 기자]
[사진=김병철 기자]

-“황교안, 정치 경험·순발력 부족해... 총선 승리 위해 모든 것 바쳐야”

-“한국당, 다음 총선서 의원직 양보하는 사람 많이 나와야”

김용갑 한국당 상임고문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언급하며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보수 정당이 집권에 성공해야 하며 그전에 총선 승리부터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황교안 대표를 포함한 한국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며 보수정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김 고문은 보수 세력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개혁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한국당에도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보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보수는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한다. 또 보수를 구세력이고 개혁을 하지 않는 세력이라고 보면 안 된다. 보수정권이 들어서도 개혁과 발전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보수가 살아날 수 있다. 과거를 답습하겠다고 하면 보수가 아니다.

-보수 정당이 한국당,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등으로 나눠져 있다. 보수 세력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가.

▲현재 총선 구도에서 보수 세력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뭉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제1야당인 한국당 중심으로 통합될 거라고 본다.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 현재는 통합에 대해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민주당 쪽으로 갈 사람을 제외하고는 한국당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다. 범여권도 민주당 중심으로 뭉칠 거다. 현재 국회는 1여(與) 다야(野)지만 다시 거대 양당 체제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총선을 앞두고 여러 사건이 터질 거다. 정부의 반일 감정 자극은 너무 이르게 시작했다. 시기가 조금 지나면 경제가 어려워져 우리가 손해 볼 수 있다. 한일갈등을 해결할 방법이 있지만 문 대통령이 해결하려 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한일갈등을 가지고 있어야 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도 보수당이 집권할 수 있는 방법은 총선밖에 없다.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그 다음에 대선을 바라볼 수 있다. 때문에 황 대표가 대통령 선거가 아닌 총선 승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당이 정국 주도를 실패하고 본인도 정치적으로 실패한다는 각오로 총선 준비를 해야 한다.

[사진=김병철 기자]
[사진=김병철 기자]

-한국당 상임고문으로서 당을 진단할 때 보완할 점이 있다면.

▲현재 한국당은 여당이 잘 못해서 떨어지는 지지율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보수 정당을 그대로 이어오면서 국회의원 선수(당선 횟수)가 높은 사람이 더러 있다. 나도 3선을 했지만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박수칠 때 나가야 하는 거다. 그래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몇몇 한국당 의원들은 어떻게든 의원직을 오래 하려고 하고 있다. 다음 총선에서 쇄신하기 위해서는 정치를 그만두고 의원직을 양보하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한다. 선수가 많다고 정치를 잘하는 게 아니다.

-황교안 대표가 취임 6개월도 안 돼 흔들리고 있다. 당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정치는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지나고 나면 소용없다. 하지만 황 대표는 정치세계를 잘 모르고 행정부의 총리를 하다 보니 정치에 대한 경험과 순발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지금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 측에서 말하는 황 대표의 장점은 순수성과 정직이다. 문 대통령은 본인 고집대로 반대 측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결과가 나빠진다. 이런 리더보다 정치적인 제스처는 부족하지만은 정직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더 필요하다.

(황 대표의 장외투쟁에 대한 질문에)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얻어야 한다. 한국당이 장외투쟁에서 외치는 요구사항들을 문 대통령이 수용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를 받는다면 성공한 거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서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대안이 있는가.

▲문 정부의 경제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사회주의 정책인데 성공한 나라가 없고 앞으로 복구도 어렵다. 더 문제는 안보 문제다. 북한의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면 본인의 모든 기반이 다 무너지기 때문에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비핵화 할 수 있다고 믿는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본과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인데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또 우리의 원전 기술력이 세계에서 손꼽히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정도 남았는데 계속 이 같은 정책을 계속 추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건 보수 정당밖에 없다. 정치의 양 날개를 보수와 진보라고 하는데 문 정권은 균형 없이 진보 쪽이다. 야당하고는 하나도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정치적 균형을 유지하는 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다음 총선에서 국민이 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국민은 문 정부가 이전 정부보다 국정 운영을 못하고 있는 것을 알 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국민을 설득해 지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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