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은 투표로 심판하고, 기권으로 심판한다. 2040은 주로 범진보에 투표해왔다. 50대 이상은 주로 범보수에 투표해 왔다. 2040의 투표율은 선거마다 등락이 크다. 50대 이상은 큰 변동 없이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2040이 보수를 심판할 때는 투표율이 높아진다. 범진보를 심판할 때는 투표율이 낮아진다. 2030이 특히 그렇다. 40대의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변동이 심하지 않다. 2030은 선거에 따라서 20∼30%까지 오르기도 하고 빠지기도 한다.

2012년 MB는 큰 격차로 이겼다. 당시 투표율은 63.0%이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가장 낮은 20대 후반은 42.9%에 불과했다. 2017년 19대 대선 투표율은 77.2%이다. 2017년 대선에선 20대 후반 투표율이 74.9%였다. 2012년에 견주어 32.0%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50대 이상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2012년 대선은 투표율 차이가 큰 격차의 승리로 나타난 것이다. 2040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방식으로 범진보를 심판한 셈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대구·경북을 뺀 다른 지역에서 크게 승리했다. 당시 투표율은 60.2%이다. 여야가 팽팽한 접전을 펼쳤던 2014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56.8%이다. 2018년이 3.4%포인트 더 높았다. 투표율 차이는 젊은층에서는 더 벌어진다. 2014년보다 20대 후반에선 5.9%포인트, 30대 전반에선 7.9%포인트, 40대에선 5.3%포인트 높았다. 민주당 완승이 전적으로 투표율 때문은 아니지만 2040의 투표가 범보수를 심판한 하나의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조국 논란은 2040에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20대는 60대 이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국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40대는 일관되게 조국을 지지한다. 30대는 20대의 반감과 40대의 지지 중간 어디쯤이다. 조국 논란은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반감이 가장 심한 20대가 바로 가늠자가 될 것이다.

20대는 대개 90년대에 태어났다. 20대는 다른 세대와 차별화된다. 우선 그들은 가장 가난한 세대다. 알바 자리를 얻기 위해서 수십 개의 원서를 내기도 하고 면접을 몇 번씩 보기도 한다. 담론에 구속되어 행동하기보다는 자유를 선호한다. 매스보다 개인을 내세운다, SNS보다 온라인 동영상을 더 선호한다. 그들에겐 부모도 꼰대이지만 언니, 오빠, 형, 누나도 꼰대일 수 있다.

20대의 일부는 조국 자녀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소수의 금수저와 다수의 흙수저가 섞여 있는 것이다. 흙수저에겐 차별, 좌절, 분노가 깔려 있다. 조국 논란은 20대의 이런 감정을 깨운 셈이 됐다. 19세까지 포함하면 20대 유권자는 17%를 조금 웃돈다. 50대 이상은 45%쯤 된다. 20대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범진보에겐 치명적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범보수와 치열한 접전을 펼쳐야 한다.

20대는 2040으로 묶여 2016년 총선, 그해 말의 촛불민주주의, 이듬해 대선,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범보수를 심판했다. 20대는 현 정부 출범의 일등 공신이다. 20대가 조국 논란 때문에 현 정부와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심판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조국 논란이 확산한 이후 20대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감소했다. 그렇다고 범보수로 옮겨간 것도 아니다. 20대가 2040연대를 깨고 총선판을 뒤흔들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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