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편집위원]조국 인사청문회 정국이 추석 내내 여야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반작용으로 우파대통합에 대한 목소리가 함께 커지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후보자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임명 강행에 대해 국민여론이 악화됐다고 판단한 우파 진영은 이참에 우파 대결집을 통해 세를 결집해 내년 총선에서 압승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우파대통합의 맏형 격인 자유한국당 내 비박과 친박, 그리고 영남권 친황계가 말하는 대통합에 대한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또한 대통합의 대상인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안철수·유승민계와 중도우파 개혁세력이 그리는 통합 방식도 차이가 있어 향후 우파대통합의 길은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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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가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를 찾은 대구지역 국회의원들과 면담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6.06.24. 뉴시스

- ‘대망론꿈꾸는 , 산토끼 외연확대 전국 정당밑그림
- 친황계-영남권, 황교안 중심 대통합속 금뱃지 한번 더!’

황교안 당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조국 인사청문회 정국이 우파 진영뿐만 아니라 중도·개혁세력까지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 우파대통합 여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외부에서는 우파중도개혁세력을 표방하는 플랫폼 자유와 공화를 비롯해 우파 시민단체들이 대통합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당내에서는 김무성.정진석 의원 등 비박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통합 관련 잇따른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면서 총선전 우파대통합의 필요성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일단 한국당에서 주장하는 우파대통합과 외부에서 주장하는 방식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일단 한국당 영남권 친박계 의원들은 한국당 중심의 소통합론을 주장하고 있다. 일단 친박계 탈당파인 우리공화당과 태극기 세력을 흡수통합하고 바른정당 내 비당권파인 유승민·안철수계 인사들의 선별적 입당을 허용하자는 안이다.

영남권·친황계, ‘대통합보단 배지 앞으로

이는 곧 공천권 등 기득권을 유지하고 새로운 인물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의 도로 새누리당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자는 속셈이다. , 한국당 텃밭인 영남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리한데 굳이 새로운 세력을 받아들여 경쟁을 하고 싶지 않다는 안일함이 깔려 있다.

영남권·법조·관료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친황계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다만, 추경호, 정종섭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은 한국당 중심보다는 황교안 중심 대통합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영남권 친박 의원들과 친황계 주장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정치 생명 보장이 우선적으로 전제되는 대통합이다.

반면 당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비박계와 탈당한 전력을 가진 복당파의 우파대통합론은 빅텐트론에 가깝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흡수통합을 하되 그 세력을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 유승민계를 우선적으로 포함시키고 그 다음에 외부에 있는 세력까지 아우르자는 단계별 빅텐트론이다.

93일 개최된 한국당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에 참석한 비박계 좌장 김무성 의원은 보수정치 리더들이 통합해 나가야 한다황교안, 유승민, 안철수, 그 다음에 거론되는 대권주자들이 주도해야 우파통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 전제로 기득권을 없애고 공천을 어떻게 하는가로 귀결된다며 대안으로 상향식 공천을 제안했다.

특히 김 의원은 한국당이 다른 우파세력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에 완전히 기득권을 없애고 제3지대에서 통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베이스는 한국당에 있지만, 울타리는 허물고 공천, 지역구에 대한 의심 없이 페어플레이 할 수 있는 공천제도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른미래 내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그리고 플랫폼 자유와공화등 중도보수개혁 세력이 주장하는 우파대통합론은 또 다르다. 황교안 대표가 중심에 서야 한다는 점은 동감이면서도 일단 헤쳐모여식 제3지대 신당창당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처럼 탄핵찬성파, 반대파, 복당파, 잔존파에 우리공화당까지 참여하는 소통합은 안철수·유승민계뿐만 아니라 우파 시민단체가 참여할 명분도 없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한국당이 해체 수준의 비상한 각오가 있어야 하고 또한 모든 우파세력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제 3지대에서 헤쳐모여식으로 신당을 창당해야 진정한 우파대통합이라는 시각이다.

김무성 비박계, “한국당 중심...” 안철수계 난색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은 ‘2선 후퇴하고 새로운 인물로 내년 총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총선에서 승리하고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늬만 대통합이고 속 내용은 도로 한국당’, ‘도로 새누리당으로 비춰질 경우 총선은 해보나마나 해 대통합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재 한국당 중심의 우파 대통합논의 관련 주 대상인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는 묵묵부답이다. 우파대통합 러브콜 1순위인 안철수 전 대표 측은 호사가들의 이야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이태규 의원은 최근 독일을 방문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보수통합에 동참한다는 것은 여의도 호사가들이나 잘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내 한국당 출신인 유승민계의 경우 개별적으로 한국당 중심의 통합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국민의당 계열의 안철수계의 한국당 참여는 개별적이라도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결국 우파대통합에 대한 우파 제세력의 통합 방식이 엇갈리는 가운데 황교안 대표의 선택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범우파진영 차기 대권주자로 선두에 서 있는 황 대표는 우파대통합에 대한 총론에서는 동의하면서 나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황 대표 입장에서는 한국당 중심이나 특정 정당을 염두에 둔 통합은 향후 대권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황 대표의 대망론이 탄력을 받기위해서는 우파대통합의 이념적 범위가 확장될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황 대표가 당권을 짧은 시간에 거머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가 한몫했다. 또한 황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절 마지막 총리이자 대통령권한대행을 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과 불가분의 관계다. 이런 점에서 황 대표의 대통합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황 대표의 한 지인은 정치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황 대표 입장에서 자신을 도와준 친박계를 무시하기도 힘들고 내치기는 더 힘든 상황이다오히려 영남 친박계로부터 내침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친박계를 바라보는 황 대표 심경의 일단을 전하기도 했다.

일단 황 대표는 지난달 말 개최된 한국당 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에게 구체화해 직접적으로 말씀드릴 부분들이 있다자유우파 세력의 대통합 등 총선 대비를 위한 여러 노력들을 머지않아 구체화할 것이라고 우파 대통합을 위한 그림을 마련 중임을 시사했다.

이에 본지는 황 대표가 우파대통합을 위한 첫 단추로 한국당을 비롯해 우리공화당, 바른미래당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그리고 우파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국민통합공천심사위를 출범시킬 것이란 단독 보도를 했다.

국민통합공심위 구성을 통해 모든 우파 정당과 진영 내 새로운 인재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충원될 수 있도록 공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럴 경우 가장 큰 반발을 할 당내 정파는 영남권 친박계다.

황 대표가 구상하는 국민통합공심위가 한국당 중심이 아닌 외부 정파 세력들이 모두 참여할 경우 인적쇄신의 1차 대상은 영남권 친박계가 될 공산이 높다. 그러나 황 대표 입장에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대망론을 유지하기 위해선 집토끼도 필요하지만 산토끼 몰이도 절실한 게 현실이다.

황 대표는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범진보진영 이낙연 총리와 그동안 박빙의 대결구도를 형성했지만 최근 잇따른 조사에서 점차 뒤지게 나오는 것도 우파진영의 분열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영남 친박계를 감싸고 돌 경우 우파대통합뿐만 아니라 자신의 대망론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통합공심위비대위·통합전대빅텐트론

일단 국민통합공천심사위에 모든 정파가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국민통합공심위 구성뿐만 아니라 획기적으로 당권도 내던지는 모습을 보여야 우파 대통합에 대한 진정성이 있고 대망론 역시 지속될 것이란 시각이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황교안 당대표가 대표로서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대승적으로 우파 인사들을 전부 영입해야 한다안철수, 유승민, 홍준표, 오세훈, 남경필 모두가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다시 신당 통합전당대회를 개최하거나 당내외 원로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나 원탁회의를 꾸려 전권을 넘겨주는 등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내외 원로들로는 이회창 전 총재를 비롯해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플랫폼 자유와 공화의 공동대표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93일 토론회에서 통합은 이미 공론화가 시작됐다. 추석이 지나면 본격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리더들이 물밑에서 비공개로 11월 말까지 결론을 내고, 12월에는 통합적이고 대안적인,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강력한 야권 세력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타임테이블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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