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회전 주기에 따라 입점 상권·입지도 달라져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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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 여건이 격변을 겪는 가운데 올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2.2%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다 실직률 증가와 고령화 가속 등 창업에 유리한 조건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불투명한 경기 전망으로 창업을 꺼리는 사람도 많지만, 불황기에 더 유리하거나 불황을 더 타는 사업도 있다. 경기와 무관하게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품목을 가진 사업은 생필품형 업종으로 이들 업종은 불황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불황기 창업 아이템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편의점은 일상적인 생필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편의점 먹거리들은 일반 외식업소보다 가격이 저렴해 불황에 더 유리하다. 편의점 도시락과 샐러드, 샌드위치, 커피 등은 일반 식당보다 30~50% 정도 저렴하다. 편의점은 전체 유통업 중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업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마트, GS25, CU 등 편의점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을 기본으로 차별화된 콘셉과 신제품 개발, 무인화 등을 강화하며 불황에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단, 최저임금인상 및 공급과잉으로 연 20%대에 이르던 편의점의 고공 성장률이 멈추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지적도 있으므로 창업자들은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창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분식, 편의점… 대표적 생필품형 업종

김밥 떡볶이 등 분식업은 외식업의 생필품형 업종이다. 가격 부담이 없어 소비주기가 빠르고 자주 찾게 되는 곳이다. 특히 내점고객, 테이크아웃, 배달 등 다양한 채널로 판매할 수 있어 매출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

얌샘 김밥의 경우 경기 불황 속에서도 배달 강화를 통해 매출을 높인 매장들이 많다. 키오스크는 물론 김밥의 밥을 고르게 펴주는 라이스시트기, 야채절단기 등 무인화 기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인건비를 절약해 수익성을 더욱 높였다.

강원도 지역 맛집과 벤처 식품기업이 만나 탄생한 33떡볶이 잠실점의 경우 테이블이 하나도 없는 5평 매장에서 4000만~5000만 원대 매출을 올린다. 한 번 먹으면 다시 먹게 된다는 마성의 꼬마 김밥은 중독성이 강한 데다 떡볶이 김밥 가격이 3000원대로 저렴해 불황과 무관하게 온종일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밥 원조인 ‘김가네김밥’ 역시 불황 속에서도 지속해서 가맹점을 개설하며 전국 가맹점 500개를 유지, 김밥 대표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가격파괴를 통해 전문점들이 생필품형 분식으로 전환해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파괴 칼국수 전문점인 밀겨울의 경우 출발 당시에는 칼국수와 만두 두 종류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최근에 돈가스를 토핑한 모밀국수, 시락국 및 시락비빔밥, 왕돈까스 등의 메뉴를 가미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메뉴 보강을 통해 4000원대부터 8000원대까지 다양한 가격의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됐으며 내방 빈도도 더 높아졌다.

밥보다 커피… 메뉴 다양화로 불황 극복

커피전문점도 대표적인 생필품형 업종이다. 커피는 밥보다 더 자주 먹는 음료이며 웬만한 분식보다 1인당 소비 지출액이 클 정도로 일상적인 소비 품목이다. 지난해 국내 커피 수입량은 전년도보다 줄어들어 커피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스타벅스 이디야 등 주요 커피 브랜드들은 지난해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소커피 브랜드인 커피베이, 토프레소, 메가엠지씨커피를 비롯해 카페봄봄 등 중소형 브랜드들도 가맹점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저가 커피 업체들의 경우 흑당 및 소금 등을 이용해 트렌디한 고가 메뉴를 개발하는가 하면 프라페 에이드 등 대중화된 메뉴 군을 넓혀가면서 객단가를 높이고 있다. 

여성 일상 소비품… 불황에 유리한 창업 아이템

화장품은 여성들의 일상 소비용품이다. 불황이 온다고 여성들이 화장품 소비를 줄이지는 않는다. 그 덕에 화장품 사업은 불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소비가 이뤄진다. 화장품 소비 스타일 변화로 원 브랜드를 취급하는 화장전문점들은 매장 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대신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화장품 멀티숍들은 시장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헬스앤뷰티샵 분야에서는 ‘올리브영’이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기존 원브랜드 화장품 회사들은 앞다퉈 화장품 멀티숍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어 관련 사업에 창업 기회가 늘어날 추세이다.

미샤가 대표브랜드인 에이블씨엔씨는 멀티숍 ‘눙크NUNC’를 런칭해서 운영하고 있다. 눙크는 전 세계 150여 유명 브랜드들의 3000여 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도 자사 브랜드만 판매하던 방식을 버리고 타사 브랜드를 판매하는 멀티 브랜드샵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LG생활건강도 더페이스샵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면서 자사 제품은 물론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헬스앤뷰티샵과 화장품 멀티샵은 취급 품목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전자에는 올리브영을 비롯해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의 롭스, 이마트의 부츠, 메가마트의 판도라, 신세계의 시코르 등의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이중 랄라블라의 경우 2018년 점포 수가 전국 168개이며 가맹비가 1100만 원대, 기타 비용 포함해 해설비가 1300만 원가량 든다. 올리브영은 2017년 말 기준 전국에 1074개의 매장이 있는데 이 중 861개가 직영점이고 213개가 가맹점이다. 가맹비는 1100만 원, 보증금과 기타 비용을 포함해 109㎡(약33평) 기준으로 3억 원대의 개설비가 들어간다.

균일가 생활용품점과 저가 라이프 스타일숍 인기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소비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균일가로 판매하는 생활용품점이나 저가 캐쥬얼 의류점도 불황에 유리하다. 다이소나 신세계가 운영하는 자주(JAJU)는 대표적인 불황형 업종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저가에 베이직한 실용적인 제품들이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생필품형 업종은 소비 회전주기에 따라서 입점 상권이나 입지가 달라진다. 아파트 단지 부근 등 근린생활 상권에 입점할 경우 고객관리가 중요하다.

화장품 등 소비 회전주기가 다소 긴 제품을 판매하는 업종들은 타겟 고객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입점해야 한다. 화장품은 관여도가 비교적 높은 상품이지만 대부분의 생필품형 업종들은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어느 장소에서 구매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일수록 샵 브랜드 파워를 갖고 제품 구성을 잘하면 매장 내방 주기가 잦기 때문에 브랜드의 혜택을 더욱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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