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롯데의 고향?...환승센터 3000억 규모 투자 효과 있나

[좌: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 우 : 신동빈 롯데 회장] 출처 :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롯데그룹이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고향인 울산광역시에 투자한 규모가 총 약 1조 원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에는 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롯데그룹을 경영하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현장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격호 명예회장 ‘남다른 애정“…매년 마을잔치도 개최
오프라인 시장 악화...울산 쇼핑센터, 효자 노릇 할까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31일 KTX 울산역 인근 공사 중인 ‘울산 복합환승센터(이하 복합환승센터)’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점검했다. 오는 2022년 완공예정인 복합환승센터는 롯데가 2016년 울산시로부터 부지 3만7000㎡를 561억 원에 인수했다. 부지에는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 규모의 테마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 투자금액은 3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복합환승센터는 1일 교통 수요가 7만1000여 명으로 추정했다. KTX울산역 연간 이용객이 약 670만 명임을 감안할 때 하루 평균 약 15만 명의 유동인구를 예상했다. 실제로 복합환승센터는 대중교통을 연계하는 허브(HUB, 장소나 활동의 중심지·중추)로 버스와 지하철, 철도, 공항, 항만 등이 한곳에 연계돼 출퇴근을 하는 시민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환승센터 건설 현장을 둘러본 뒤 울산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마트도 찾았다.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사업장 피해가 나타나자 직접 현장을 방문해 분위기를 파악하며 위기 대응책을 강구했다는 후문이다. 

공장 증설·관광단지 조성 투자 나서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롯데비피화학 울산공장 증설에 47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은 HPC 공장 건설과 더불어 울산·여수공장의 생산 증설을 추진한다”며 “원료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국내 투자로 2030년 매출 50조 원의 세계 7위 규모 화학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007년부터 롯데그룹은 강동관광단지에 리조트와 워터파크를 세우는 공사를 진행했지만 2016년부터 잠정 중단한 상태다. 리조트는 지상 13층에 294개실 규모를 목표로 공사를 시작했고 현재 37%정도 진행된 상태다. 총 투자금액은 3100억 원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사업성 검토를 통해 축소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지난달 29일에는 롯데삼동복지재단이 울산지역의 예체능 우수 전공학생 육성을 위해 울산광역시교육청에서 장학증서를 수여하기도 했다. 롯데삼동복지재단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울산 관내의 체육·음악·미술을 전공하는 5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4800만 원을 전달했다.

롯데삼동복지재단 측 관계자는 “울산지역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지원뿐 아니라 교육여건 개선 및 시설 투자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주말에 울산을 직접 방문하고 거액을 투자한 이유를 두고 업계에서는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향이기 때문에 롯데에게는 의미 있는 지역이라고 보고 있다. 1921년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41년 일본으로 밀항한 뒤 1948년 일본에서 롯데를 창업했다. 그 후 1967년 한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신 명예회장은 자신의 고향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1970년 롯데는 울산공단 용수공급을 위해 고향에 댐이 건설되고 마을이 물에 잠기자 롯데별장을 짓기도 했다. 1971년에는 고향 사람들과 함께 마을 이름을 딴 ‘둔기회’를 만들어 매년 5월 마을 잔치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매년 열던 마을 잔치도 신 명예회장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열지 못하고 있다.

워낙 고령인데다 2010년부터 치매 치료제인 아리셉트(Aricept)를 복용하면서 병세가 악화됐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달 불안 증세를 보이며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력도 쇠약해져 서울아산병원에 열흘간 입원하기도 했다. 

복합쇼핑몰 초반 적자, 극복할까 

한편, 울산복합환승센터는 경부선 동대구역에 있는 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비슷한 형태로 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2012년 신세계 그룹이 자회사인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통해 대형 복합쇼핑몰로 개발·건립했다.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신세계가 61%, 외국인 투자기업  Reco SSG Private Limited가 3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약 23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99% 수준이다.

현재 침체된 경제 상황으로 유통 업황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복합쇼핑몰 특성상 초반에는 손실이 상당 기간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다. 신세계 동대구복합센터의 경우도 2012년 건립됐지만 6년간은 2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1742억 원, 영업이익 107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 흑자로 전환했다. 

더군다나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롯데·현대·신세계 등 오프라인 매장은 현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백화점과 마트를 매각하며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최근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성이 좋지 않자 이곳을 레지던스로 개발하려 했다가 시와 주민들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소상공인 반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롯데는 전라북도 군산에 롯데몰을 지었으나 지역 소상공인 반발에 못 이겨 개점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6년 롯데는 경영계획서를 통해 전라북도 소상공인을 위한 20억 원의 상생기금을 냈지만 전북 보세의류협동조합 등 상인회가 상권 활성화 지원금 260억을 추가 요구하며 사업조정을 신청해 롯데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