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인 위한 마스터플랜 최초 수립
2022년 사회초년생 '진로실험센터'도 개소
서울 거주 뇌병변장애인 4만1211명 달해
전용시설 13개소 불과 돌봄부담 가중 실정
아동·청소년 위한 맞춤형 보조기기도 지원
뇌병변장애 아동 등록·관리 시스템도 구축
'통합 열린 놀이방' 2023년까지 권역별 조성
긴급돌봄 대비 단기거주시설 2023년 3개소

서울시청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청 (사진=서울시 제공)

[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서울시가 뇌병변장애인과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총 604억원을 투입해 4대 분야 26개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뇌병변장애인의 교육, 돌봄, 건강관리가 이뤄지는 '뇌병변장애인 비전센터' 전용센터 8곳을 2023년까지 신설한다. 사회초년생 뇌병변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커리어 멘토링, 직장현장체험 등을 지원하는 '진로실험센터'도 2022년 개소한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마스터플랜을 10일 발표했다.

강병호 시 복지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를 통해 "서울시는 전 세계 생활 전반에 걸쳐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뇌병변 장애인을 위해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다"며 " 뇌병변 장애인은 도움과 지원이 필요한데 유용한 서비스 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전국최초로 수립한 시의 마스터 플랜이 뇌병변장애인과 가족들의 신뢰와 희망을 심어주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며 "섬세한 복지 안전망을 구축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뇌병변장애인은 뇌졸중, 뇌손상, 뇌성마비 등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장애판정을 받은 이들을 뜻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뇌병변장애인은 4만1211명으로 전체 장애인 10명 중 1명(10.5%)에 이른다.

이들은 경제활동을 비롯해 걷고 움직이고 말하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에도 제약을 받는다. 뇌병변 장애인의 43%가 혼자서 외출조차 불가하다. 10명 중 6명은 중증으로 대부분 언어 등 중복장애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뇌병변장애인을 위한 전용시설은 13개소에 불과해 가족들의 돌봄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이들을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총 604억원을 투입해 4대 분야 26개 사업을 추진한다.

4대 분야는 ▲맞춤형 건강지원 강화 ▲생애주기별 돌봄지원 강화 ▲특화서비스와 인프라 확충 ▲권익증진과 사회참여 활성화 등이다.

시는 먼저 뇌병변장애 아동 등록·관리시스템을 2020년부터 구축해 운영한다. 만 5세 이하 뇌병변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장애 발생 시기와 원인, 증상, 중복장애 등과 관련한 세부내용을 등록·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성장기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보조기기도 지원한다. 신체적 변화가 급격한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위해 전동휠체어 등 보조기기 구입비를 내년 100명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300명을 연차별로 확대한다. 현재 대소변흡수용품(기저귀) 구입비 지원대상인 만 5~34세를 2023년까지 만 3~64세로 연차별로 늘릴 예정이다. 

시는 뇌병변장애인의 사회생활과 자립역량도 지원한다.

시는 장애·비장애 아이들이 함께 이용하는 '통합 열린 놀이방'을 2023년까지 4개 권역별로 조성한다. 사회초년생을 위한 '진로실험센터'를 통해 뇌병변장애인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일자리를 발굴·제공한다.

시는 뇌병변장애인을 위한 전용 돌봄시설 8곳과 긴급돌봄 단기거주시설 3곳을 신설해 돌봄서비스를 강화한다.

시는 진학·취업이 어려운 성인 최중증 뇌병변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종합서비스(돌봄+교육+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뇌병변장애인 비전센터'(가칭)을 2023년까지 8개소 조성한다.

강 실장은 뇌병변장애인 비전센터와 관련해 "뇌병변장애인이 성장하고 나서 사실상 마땅히 갈 곳이 없고, 보호자들의 경우 모든 시간을 들여 집에서 (뇌병변장애인)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들을 위해 비전센터에서 돌봄, 교육, 친교생활 등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업능력 향상 교육도 있을 수 있고,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활과 지역사회 적응 등 이런 걸 같이 종합적으로 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시는 부모나 가족의 일시적인 부재 등으로 긴급 돌봄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단기거주시설도 2023년까지 3개소를 개소할 계획이다.

시는 서울시내 49개 장애인복지관 중 2개(서남, 동북)에 불과한 뇌병변장애인 전담 이용시설을 내년부터 5개로 확대해 운영한다.

시는 언어장애 등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뇌병변장애인의 사회참여 기회 보장에도 나선다. 시는 2020년부터 의사소통권리증진센터를 설치·운영한다.

공공체육시설의 출입구, 화장실, 샤워실 등을 휠체어를 타고도 이용할 수 있도록 구립 공공체육시설 78개소를 대상으로 사업비를 지원한다. 휠체어도 탑승 가능한 '휠체어 리프트 특장버스'를 현재 2대에서 2022년 7대까지 확대한다.

뇌병변장애인이 직접 전문강사로 나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에 나설 수 있도록 2020년부터 100명씩 2023년까지 총 400명을 양성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후 장애인 분야에 예산과 지원을 지속 확대해 왔지만 전체 장애인 중 10%가 넘는 뇌병변장애인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며 "서울시가 전국 최초의 마스터플랜을 통해서 건강과 돌봄에 취약한 뇌병변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자식보다 하루라도 더 살기를 원하는 장애아 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어루만지고 자녀가 당당한 시민으로 활약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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