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뉴시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뒤집고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국민과의 약속을 깨는 행동일뿐더러 비박계의 좌장 격으로 통하는 김 의원에게 황교안 대표가 공천을 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한 달 전쯤 김 의원이 다른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에서 출마할 수 없으니 강남 출마 이야기가 (당에서) 돌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국민과의 약속까지 깨면서 나오는 의원에게 당에서 강남의 좋은 자리를 줄 수도 없을 것”이라며 현 지도부가 김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 전보다 (발언 등) 활발히 활동한다”며 “현재 부산의 여론이 김 의원에게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 강남 출마설도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보수정당의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고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부산 중구·영도구로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후 무주공산이 된 이곳에 이언주 무소속 의원과 조국 법무부 장관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을 주제로 연 토론회 자리에서 “우파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각 지역에서 통합 우파 단일후보를 뽑고, 정치 지도자급 인사들이 험지에 몸소 나가는 두 가지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분을 나눌 게 아니라 내년 총선 준비하는 우파 정치인들이 자신이 희망하는 지역에 누구든지 신청하고 뛸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본인이 다음 총선에 등판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험지 출마론’을 꺼낸 것은 살신성인 명분을 만들려는 것이다.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수도권에 출마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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