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국회의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순실 씨가 최근 “‘내로남불’ 법치를 바로잡겠다”면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최 씨는 지난 17일 오전 법무법인 해 정준길 변호사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최 씨는 “국민과 사회에 미친 여파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죄송한 마음으로 깊이 반성하며 그동안 은인자중해왔다”면서도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사례를 보며 고소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내 딸은 사위가 칼을 맞는데도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지만, 조국 딸은 기자들이 딸을 찾아온다고 무섭다고 하자 조국이 울면서 신변보호 요청을 하는 것을 봤다”며 “그 당시 부모로서 딸과 사위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안타까움과 사람에 따라 다른 기준과 판단을 내리는 법치의 ‘내로남불’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제는 과거 본인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을 호도했던 허위사실 유포 책임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권을 중시한다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용기를 내서 안 의원에 대한 고소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 최측근 딸의 ‘공주승마’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최 씨 딸 정유라 씨가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돼 특혜를 누린다는 취지였다. 이후 안 의원은 2016년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최 씨 관련 여러 의혹들을 제기했고, 최 씨 일가의 불법 은닉 재산 몰수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 씨는 고소장을 통해 안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이 최 씨 일가로 흘러갔다거나 수조원의 재산 및 수백 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있다고 한 발언, 박근혜 전 대통령 재산을 최태민 목사가 관리했다는 의혹 등이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 <뉴시스>
최순실 씨. <뉴시스>

앞서 최 씨는 ‘국정농단’ 사건 관련 대법원 선고 후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통해 지난 3일 옥중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 씨는 안 의원의 인터뷰‧강연 중 10개를 꼽아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발언을 일일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모든 과정에 프리패스한 것을 왜 법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 덮으려고 하는가”라며 “우리 딸은 덴마크에서 옥고를 치렀고, 손자를 빼앗길 수 있다는 협박을 받으며 두려움과 고통에 떨었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말하는 그 정의는 어디갔나”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최 씨는 사드 도입과 관련한 안 의원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고소장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안 의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6월 최 씨가 록히드마틴 회장과 만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최 씨가 지금까지 취한 이익은 사드와 비교하면 껌값”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이 발언을 두고 “안 의원이 사드로 인한 커미션 등에 내가 개입하고 거액의 이익을 취한 것처럼 발언했지만, 당시 록히드마틴사 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안 의원에 대한 추가 고소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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