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취임으로 다시 영화계로 돌아가게 된 이창동 전 장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의 3개 부처 개각으로 자리를 떠나게 된 장관들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가 바로 이창동 전 장관이다. 취임 첫날 넥타이도 매지 않은 채 레저용 승용차 싼타페를 직접 운전해 문화관광부에 들어섰던 이 장관인 만큼 1년 4개월의 재임 기간 중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그는 문화관광부 홈페이지에 올린 취임 인사말에서 공직사회를 조폭문화라 비판하며 파격행보를 시작했다.

또 취임 보름만에 기자실 등록제 및 취재 제한을 골자로 하는 ‘문화행정 홍보업무 방안’을 발표해 대언론 접근 방식을 바꿨다. 이러한 이 장관의 행보를 두고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행정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와 언론과의 갈등과 부적합한 인사로 물의를 빚었다는 평가가 상반되고 있다.이 장관은 개각이 확정된 날 오전 회의에서 “공익 근무를 끝낸 기분이지만, 막상 떠나려니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문화관광부 직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으며 특별한 심경을 밝히진 않고 청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이 전 장관이 추진 계획을 밝혔던 문화비전은 경질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아쉬움을 더한다.

이 전 장관도 청사를 떠나면서 “역점사업이 반드시 실행됐으면 한다”며 이를 마무리짓지 못함에 아쉬움을 피력했다.무엇보다 경질되기 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입장을 고수하던 이 전 장관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즉 2년의 임기를 보장했던 노 대통령의 심기를 이 전 장관의 일관되지 못한 태도와 돌출행동이 건드린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제 어울리지 않던 공직의 직함을 벗게 된 이창동 감독. 오랫동안 자신만의 작품으로 대중에게 다가섰던 그인 만큼 “공직의 때를 벗고 당분간 쉬면서 차기 작품을 구상할 것”이라는 그의 계획에 많은 이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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