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편집위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6개월 앞두고 사실상 총선체제로 돌입했다. 9월중으로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를 가동할 예정이고 11월부터 현역 의원 의정.지역활동 최종평가에 돌입한다. 이에 맞춰 친문 핵심인사들이 선제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세대교체 및 중진 물갈이론에 불을 지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각료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 역시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면서 도미노 불출마 현상은 공천 확정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물갈이 폭이 최대 50여명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여당소속 국회의원은 지역구(115)-비례대표(13) 합쳐 128명이다.

뉴시스
뉴시스

전현직 의원 최대20불출마공천탈락 25명 포함 역대 최대
86세대 임종석.우상호.이인영 비주류 추미애.송영길.이인영 포함되나

세대교체 바람에 불을 당긴 원조격은 이해찬 당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 당 대표 경선에서 21대 총선에서 불출마할 것임을 밝혔다. 이후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추가 불출마 선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잠잠했다. 오히려 불출마 선언은 친문 핵심들로부터 나왔다.

대통령 복심이자 3철중의 한명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이자 부원장인 백원우 전 의원이 불출마 뜻을 당 지도부에 전했다. 양 원장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구로갑 출마가 백 부원장은 재선을 지낸 시흥갑 출마가 예상됐으나 둘 다 포기했다.

여기에 전현직 국회의장인 6선의 문희상 국회의장(의정부갑)과 정세균 전 국회의장(종로)이 불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올해 문재인 정부에 입각한 현역 국회의원들 역시 불출마 할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3, 고양정).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재선, 고양병).진영 행정안전부장관(4, 용산).박영선 중소벤저기업부장관(4) 등이다. 현역 의원 7명이나 된다.

친문 주류가 쏘고유탄맞는 정치인 출신 각료들

여기에 내년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 경우 국회의장에 오를 공산이 높은 원혜영 의원(5, 부천오정) 역시 고심 끝에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 의원 측근들과 지인들은 차기 국회의장감이 부재하다는 점을 들어 출마를 종용하고 있지만 원 의원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원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경우 차기 총리로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또한 지역구 의원중에서 불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점쳐지는 인사로는 백재현 의원(3, 광명갑), 서형수 의원(초선, 경남 양산을) 등이 여권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비례대표 출신중에는 김성수.이수혁.제윤경.최운열.이철희 의원 등이 불출마를 검토하거나 자유한국당 텃밭인 영남이나 험지 출마론에 휩싸여 있다. 이럴 경우 총 14명의 의원이 불출마 하는 셈이다.

당내에서는 이들뿐만 아니라 세대교체중진 물갈론이 당내 확산될 경우 추가적으로 불출마할 인사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역 의원에 대한 의정활동과 지역 활동 최종 평가가 시작되면서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의 경우 공천과정에서 탈락할 공산이 높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현역 중 하위 20%(26, 불출마자사 제외)를 교체할 예정이다. 현역은 경선을 원칙으로 하지만 하위 20%에 속할 경우 감점 20%를 당하고 정치신인에게는 20% 가점을 줘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경선뿐만 아니라 공천심사 과정에서 정치 신인에게는 가점을 주게 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역 중진의원들도 공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보다 불출마를 선언해 당과 후배를 위해 백의종군하는 쪽으로 결단을 하거나 험지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586세대로 대표되는 운동권 인사들과 비주류 중진의원들ᅟᅳᆼ세대 교체대상이 될까 좌불안석이다. 일단 당청에 상당수 포진돼 있는 586 운동권 인사들을 대표하는 인사가 임종석, 우상호, 이인영 3인방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정세균 전 의원이 터를 잡고 있는 종로에 주소를 옮겨 출마를 준비중이다. 3인방중에서 가장 적극적이지만 정 전 의장이 출마 여부를 확실하게 밝히질 않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정 전 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해 임 전 실장이 바통을 이어받는 게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지만 전 전 의장이 큰 뜻을 품고 있어 막판까지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출마를 못할 수도 있다. 반면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20대 총선을 치를때만해도 21대 총선 불출마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지만 현재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로갑인 지역구인 이 의원이 당선될 경우 4선이 된다.

서대문갑의 3선 우상호 의원의 경우는 불출마 할 공산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 의원은 올해초 문화관광부장관으로 유력했지만 막판 내년 총선에서 역할론을 들어 입각대상에서 빠진 바 있다.

상징적’ 586 운동권.비주류 중진 불출마 대상

여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불출마를 전제로 우 의원은 총선기획단장이나 서울선대본부장을 맡고 이후 장관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결국 3인방중 우 의원과 본의 아니게 출마를 못할수 있는 임 전 비서실장이 불출마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또한 비주류 중진들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대표적인 인사가 추미애, 송영길, 이인영 의원이 있다. 추 의원의 경우 광진을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지역 주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돼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당 잠룡으로 분류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경쟁자로 나서면서 출마 명분을 쌓고 있다.

특히 추 의원은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 타이틀을 내세워 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말 입법부 수장을 친문 주류 입장에서 비주류 추 의원에게 공천과 국회의장 자리를 허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오히려 대구가 고향인 관계로 험지 차출론을 압박받고 있는 상황이다.

4선의 송영길 의원은 인천계양을이 지역구다.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주류 후보인 이해찬, 김진표 후보와 일전을 겨뤄 2위를 했다. 또한 문 정부의 핵심정책인 탈원전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 주류 진영으로부터 눈 밖에 난 상황이다. 송 의원 역시 내년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차기 당 대표직에 재도전할 공산이 높아 당권을 노리는 친문 주류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5선의 이종걸 의원의 경우 안양시 만안구가 지역구다. 지난 대통령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이 의원은 비주류라는 타이틀 대신 친문으로 변신을 꾀하고 현안에 대해 함구하며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 당내 몇 안되는 독립군 후손이라는 점이 강점이지만 역시 당선될 경우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만큼 송 의원과 비슷한 처지다.

현재 당 지도부는 민주당 소속 의원을 대상으로 의정활동 평가를 시행하면서 총선 출마 여부를 문서화해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사실상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어 현역 중진 특히 비주류 인사들의 도미노 불출마 선언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