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의원 [뉴시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가 직무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리면서 바른미래당 내홍이 다시 격화될 조짐이다.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제11차 윤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시간의 논의를 거쳐 하 최고위원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리기로 의결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당대표를 겨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언급해 노인 비하 논란으로 윤리위에 회부됐다.

윤리위 의결에 따라 하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으로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이전까지 당권파 4명, 비당권파 5명이었던 당내 최고위 계파 구성은 당권파 4명, 비당권파 4명이 됐다. 

이러한 경우 당헌당규상 당대표가 결정권을 갖게 된다. 바른미래당 내에서 당권파가 비교적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 것이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징계를 ‘자신에 대한 숙청’으로 규정하고 손학규 당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손학규 대표가 오늘 나에 대한 숙청을 정당화하고 모두 당헌당규에 따라 이뤄졌다며 자신과는 관계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모든 게 적법하게 이뤄져 위법이 없다는 조국의 말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면서 “추석 때 당 지지율 10%가 안 되면 물러나겠다고 한 손 대표나 위법 사실이 밝혀지면 사퇴하겠다고 한 조국이나 약속 지키지 않는 것까지 닮았다. 조로남불 뺨치는 손 대표의 손로남불 위선이 가련하기까지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의원 등 비당권파로 알려진 최고위원들은 하 최고위원의 징계를 저지하고자 이날 당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요구서롤 제출하며 맞대응을 펼쳤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 규정 제11조(불신임)는 “당무위원회의가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당대표에게 위원장의 불신임을 요구한 때에는 당대표는 이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당권파 측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고 논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윤리위원회 회의를 연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하 최고위원은 “나에 대한 징계는 반대 의견을 냈던 윤리위원 모두 퇴장하고 손 대표 측이 임명한 네 명만 남아 강행처리했다”며 “또 손 대표 윤리위는 제소된 안건 중 손 대표 본인의 비위 사건과 측근들의 해당 행위, 막말 건은 심사조차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 대표의 비위 사실을 폭로하고 전횡을 비판한 사람만 징계 시도하고 최고위 장악을 위해 제일 먼저 나를 징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인 하 최고위원은 자신의 고향에서 19대(해운대구광역시기장군을)·20대(해운대갑) 국회의원 배지를 단 재선 의원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 유일한 PK 출신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90학번인 그는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들어서 이듬해인 1991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의 조국통일위원회 간부로 있었다. 이때 활동으로 하 최고위원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아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후 1993년 목포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에도 문익환 목사 주도의 ‘통일맞이’ 정책연구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가 북한 관련 문제에 이전부터 큰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뒤 하 최고위원은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을 하며 북한 민주화 운동가로 전향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열린북한방송’을 운영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소식 등을 전달하는 등 북한 민주화 운동을 위해 노력해 왔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1년 한나라당의 입당 제의를 받고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12년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해운대구·기장군을에 당선됐다.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으로 둥지를 옮겼고, 지난해 9월 2일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직에 올랐다.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로 향후 바른미래당 내홍이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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